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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16강 분투' 제주, 그나마 투자한 팀인데…


큰 경기 경험 부족 드러내며 8강 좌절, K리그 경쟁력 하락 아픔으로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팀 창단 첫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진출을 이뤘지만 제주 유나이티드는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을 크게 드러냈다.

제주는 31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우라와 레즈(일본)와 ACL 16강 2차전을 치렀다. 지난 24일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해 정규시간 90분 동안 1골만 넣어도 유리한 경기 운영이 가능했다.

그러나 일본 J리그에서 가장 시끄럽고 조직적인 팬들 보유한 우라와 원정은 두 번째 ACL 경험인 제주 입장에서는 달랐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텃세를 부린 장쑤 쑤닝(중국) 원정이나 감바 오사카(일본) 원정을 통해 적응력을 키웠다고는 하지만 조직적인 우라와는 달랐다.

우라와 팬들의 일방적인 야유는 심판 판정도 보이지 않게 흔들기에 충분했다. 홍콩인 리콕만 주심은 어설픈 판정을 자주 보여주며 제주의 힘을 뺐다. 제주 수비진이 상대 공격진과 경합하다 볼을 건드린 뒤 충돌하면 우선권을 우라와에 부여했다.

이 과정에서 수비 리더인 조용형은 두 개의 경고를 받아 누적, 후반 36분 퇴장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오히려 앞선 상황에서 안현범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수비에 걸려 넘어졌지만 페널티킥 판정이 주어지지 않았다. 홈 어드벤티지가 과하게 주어진 셈이다.

제주는 2011년 이후 6년 만에 ACL을 경험했다. 그 사이 ACL의 수준은 상향 평준화됐다. 중국의 대대적인 투자와 일본의 시스템 향상에 호주, 태국의 압박 등으로 모든 것이 어려운 환경으로 변했다.

제주도 ACL 경험이 있는 수비수 김원일을 포항 스틸러스에서 영입하는 등 공수 전체에 걸쳐 보강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침묵하고 말았다.

조성환 감독도 두 골을 지키려고 다소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유지하려다 순식간에 두 골을 내줬다. ACL 경험이 풍부한 우라와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돌파구를 모색하려 애를 썼지만 쉽지 않았다. 그렇게도 잘 넣었던 골이 2차전에서는 침묵했다.

조 감독은 1차전 승리 후 "일본, 중국 리그 팀과의 경기 경험이 많지 않지만 과감하게 도전해보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그렇지만.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제주는 급했고 우라와는 냉정했다.

원정의 어려움을 모르지 않았던 제주지만 우라와는 달랐다. 올해 FC서울이 전반에만 4골을 허용하는 등 2-5로 졌던 아픔이 남아 있었다. 제주도 우라와의 분위기를 압도하지 못하고 투혼으로 연장 승부를 펼쳐야 했다. 한 명이 부족해 체력 열세로 제주 특유의 화끈한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연장 후반 9분 모리와키 료타에게 실점하며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 힘과 경험이 없었던 제주의 노력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올해 투자 위축으로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K리그의 축소판과 같았다. 그나마 투자를 통해 16강에 간 제주였다는 점에서 더 쓰린 탈락이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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