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진 "'맨투맨' 종영, 연인 떠나보내는 느낌"(인터뷰①)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배우 박해진에게 '맨투맨'은 남다르게 특별한 여정이었다. 사전제작 드라마로 헝가리를 누비며 극 초반의 멋들어진 액션을 완성했던 것부터, 그의 특기로도 꼽히는 남자 배우들과의 끈끈한 연기 호흡, 김민정과의 달달한 로맨스까지, 보여줄 것이 많고도 많은 작품이었다.

종영을 앞둔 JTBC 금토드라마 '맨투맨(MAN x MAN)'(극본 김원석, 연출 이창민)은 초특급 한류스타의 경호원이 된 다재다능하고 미스터리한 고스트 요원과 그를 둘러싼 숨은 맨(Man)들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 박해진이 고스트 요원 김설우 역을 맡았다.

"아직 방송을 하고 있지만, 촬영을 마친 소감은 행복하고 섭섭했어요.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내는 느낌이랄까? 그만큼 애착이 많은 인물이었고, 행복하게 촬영했죠. 종방영 때도 '너무 행복했다'는 이야길 제일 많이 했어요, 감독님이 우시더라고요.(웃음) 그런 모습을 보니 짠하기도 하고 많이 정든 느낌이었어요. 아직 방송 중이라 끝이라는 느낌이 안들지만, 다음주가 정말 지나고 나면 많이 많이 섭섭할 것 같아요."

그간 숱한 흥행 드라마에서 많은 배역을 그렸던 박해진이 '맨투맨'의 설우에게 더욱 깊은 애정을 느꼈던 이유도 궁금했다. 그는 "대본을 받고부터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을 했다"며 "모든 캐릭터를 똑같이 사랑하지만 연구하고 분석하다보면 유독 애착이 가는 인물이 있는데, 설우 역은 더 남다른 인물이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있어 그동안은 '박해진이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거의 '박해진 연기'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어요. 평소 모습들을 드러낼 수 있는 인물이라 자연스럽게,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죠. 꾸미지 않고 할 수 있어서 개인적인 모습을 많이 드러낼 수 있었어요."

김설우를 가리켜 자신의 실제 모습을 가장 많이 투영한 인물이라고 말할 때, 박해진의 눈은 조금 더 반짝였다. 그렇게 연기해 낸 설우의 모습을, 그는 자신을 가장 아껴주고 응원하는 팬들과 같은 시점에서 시청할 수 있었다. 드라마가 사전제작으로 완성된 만큼 촬영과 방영 시점 사이에 여유가 생겨서다. '생방송 촬영'이 만연한 최근 방송계에서 특별한 경험임에 분명했다.

"'본방사수'했죠. 시간을 맞춰 집에서 휴대폰 두 개를 들고 드라마를 봤어요. 하나는 라이브톡을 위해서, 하나는 반응을 보기 위해서 들고 있었죠.(웃음) 제가 봐도 괜찮은 신이 있는가 하면 흘러가는 신도 있는데, (좋은 신에 반응이 좋으면) '그렇지! 이 신은 좋을 수밖에 없지! 힘들게 찍었거든!' 이런 생각을 혼자 하며 봤어요. 물론 제가 봐도 애매한 신은 '아니다'라는 평가도 있었죠. 그런데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100% 잘 하면 좋겠지만 그러긴 어려우니까요. 정말 시청자 마음으로 봤던 것 같아요."

시청자의 입장에서 박해진은 '맨투맨'을 비롯해 '나쁜녀석들' 등에서 보여준 '브로맨스'와 액션은 물론 '치즈인더트랩'에서와 같은 묘한 로맨스까지 '안 되는 게 없는' 연기자에 가깝다. 하지만 그 스스로는 유독 멜로 연기에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의외의 답에 이유를 물었다.

"'못한다'고는 안 했어요!(웃음) 시키면 해야죠. 하지만 선택권이 제게 있다면 굳이 (다른 연기와 멜로 중) 멜로를 택하지는 않겠다는 거예요. 연기도 그렇지만, 평소 제가 간지러운 것을 못하거든요. 집에서 조카들이랑은 잘 노는데 이상하게 간지러운 게 싫어요. 연기할 때도 하고 나면 '간지럽다'는 표현도 하고요. 하지만 시키면 합니다.(웃음) 다행스럽게도 요즘 시청자 분들은 꼭 드라마에 남녀의 사랑이 깔려야 한다는 느낌을 갖진 않으시는 것 같아요."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민정(차도하 역)과는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장면을 완성해나갔다. 그는 인터뷰에서 김민정을 '도하 누나'로 칭했다. "촬영할 때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다"고 말하며 "박성웅 형과는 연기를 많이 맞춰봤다면 도하와는 이야길 많이 한 식이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어떤 식으로 연기할 지 모르니까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멜로 안에 있는 작전들이 있으니 이걸 어떻게 연기하면 좋을지 많이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박성웅과는 코믹부터 끈끈한 '브로맨스'까지 흥미로운 감정들을 나눌 수 있었다. 박해진은 박성웅과의 호흡을 떠올리며 "너무 좋았다. 막바지 쯤 '형은 끝나고 뭐하세요?' 여쭤보니 '곧 공연도 드라마도 끝나는데 '맨투맨'이 끝나면 이제 뭘 하지?'라는 답을 하시더라"고 답했다.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이제 촬영이 끝나면 모두 보고 싶을 거라고, 간지럽지만 촬영하며 그런 말을 했었죠. 그만큼 촬영하며 서로 좋았는데, 형에게 너무 감사해요. 성웅 형과 촬영할 때 너무 웃겨서 NG도 많이 났어요. (정)만식 형과는 거의 작전을 설명하는 신 위주였다면, 성웅 형과는 웃긴 장면들이 너무 많았죠. 애드리브 때문에 웃느라 NG가 나기도 했고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