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아마 조나탄이 슈퍼매치에서 재미난 세리머니를 보여줄 거에요"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외국인 공격수 산토스(32)는 지난 2월 스페인 마르베야 전지훈련 당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산토스는 "FC서울과의 슈퍼매치는 정말 재미있다. 브라질에서 라이벌전으로 불리는 플라멩구-플루미넨세, 산투스-상파울루, 코린치앙스-팔메이라스 경기에 뛰는 느낌이다. 골까지 넣으면 날아가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조나탄에게도 슈퍼매치에서 골을 넣을 것을 권유(?)했다. 의외로 조나탄이 슈퍼매치에서 골을 넣은 경험이 없어 그렇다. 지난해 FA컵 결승전에서 골맛을 봤지만, 정규리그와는 성격이 다르다. 당시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바람에 조나탄의 골도 그리 영양가가 없었다.
조나탄은 "(지난해) 정규리그 슈퍼매치에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는데 올해 뛴다면 몇 가지 세리머니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기대할 만하다. 물론 경기는 차분하게 뛰겠다"고 말했다. 역대 일부 슈퍼매치를 보며 경기 분위기를 익혔고 선수들의 세리머니도 유심히 봤다.
원대했던 계획은 슈퍼매치로 치러진 개막전에서 수포로 돌아갔다. 김민우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상호에게 골을 내주면서 1-1로 비겼다. 조나탄도 90분을 뛰지 못하고 중간 교체, 다음 서울전을 별렀다.
결국, 조나탄은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해 두 번째 슈퍼매치에서 0-1로 지고 있던 전반 34분 서울 원정 팬들이 몰려 있는 남쪽 관중석 앞에서 현란한 드리블로 골을 넣은 뒤 환호했다. 이후 서울 팬들을 보며 손가락을 입에 댄 뒤 귀를 막는 세리머니로 '도발'을 했다.
알고 보니 지난 2015년 9년 19일, 당시 서울에서 뛴 차두리(37) 전 축구대표팀 전력분석관이 수원 팬들 앞에서 했던 세리머니와 똑같았다. 서울 팬들은 지난해 FA컵 결승전 1차전 당시 현수막에 차두리의 세리머니 장면을 그리고 '안들린다'라는 문구를 새겨 희화화했다.
수원 팬들에게는 응어리 같았던 차 전 분석관의 세리머니를 서울 팬 앞에서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개막전 당시에도 이 세리머니를 준비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고 두 번째 슈퍼매치에서 성공했다.
경기를 앞두고 조나탄에게는 경사가 있었다. 1년 임대 신분이었고 6월 말로 기간이 만료되는데 3년 재계약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계약 연장 옵션은 조나탄이 아닌 구단이 행사하는 것이었는데 상호 간의 믿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다만 팀은 1-2로 패했다. 그렇지만 조나탄은 프로답게 자신의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할 일을 했다는 반응이다. 그는 "올해 목표는 우승컵 하나를 드는 것이다. 리그, FA컵 가리지 않는다"며 모든 것을 수원 중심으로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세리머니는 경기 중 일어난 일이다. 평소에는 서울 팬들을 존중하고 있다"며 확실하게 구분 지었다.
조나탄 측 관계자는 "조나탄은 수원에 대한 애착이 상당하다. 팬들이 자신을 위해 만든 응원가의 원곡(송대관의 '유행가')을 자주 듣고 무슨 뜻인지도 알려고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부담을 즐기겠다는 자세도 확실하다"며 뼛속까지 파란 피가 확실함을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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