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신본기(내야수)는 최근 선발 유격수로 나서는 상황이 많아졌다. 롯데 내야 자원인 문규현·정훈·앤디 번즈가 연달아 부상을 당해서다.
문규현은 부상에서 회복해 다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번즈와 정훈은 아직 빠져있다. 이런 이유로 신본기가 유격수로 문규현이 2루수로 나오고 있다.
수비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타격이다. 롯데 타선에서 가장 큰 약점은 신본기가 주로 자리하고 있는 하위 타순이 꼽힌다.
김대륙이 선발 라인업에 들었다가 다시 백업 자리로 간 것도 타격이 원인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이 퓨처스(2군)에서 콜업된 뒤 쏠쏠한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스위치 히터' 황진수를 선발 3루수나 2루수로 기용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본기도 최근 조금씩 타석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지난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 둘째 날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다.
그는 이날 유격수 겸 8번타자로 선발출전했고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3안타 중 홈런도 있다. 롯데가 7-8로 끌려가고 있던 8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나온 신본기는 LG 투수 김지용이 던진 4구째 슬라이더(128㎞)에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 홈런(시즌 4호)이 됐다. 롯데는 신본기의 한 방으로 8-8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이날 경기는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9-9로 비겼다.
하지만 신본기는 연장 12회말 다시 한 번 동점 솔로포를 쏘이 올린 이대호와 이날 패배 위기에 몰린 소속팀을 구해낸 주역 중 한 명이 됐다.
결국 우천 취소됐지만 LG와 3연전 마지막 날 경기를 앞두고 조 감독은 타격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신본기를 보며 "요사이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며 "타격에서는 기대 이상이다. 상대 투수도 고의사구로 거르지 않느냐"고 껄껄 웃었다.
신본기는 28일 경기에서 연장 12회말 마지막이 된 6번째 타석에서 고의사구로 출루했다. LG 투수 윤지웅은 신본기를 대신해 후속타자인 김대륙과 승부를 선택했다. 이날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달성한 신본기가 부담이 됐다는 의미다.
조 감독의 농담 섞인 말에 신본기도 넉살 좋게 "(고의사구는)이번이 두 번째"라고 답했다. 조 감독이 "언제였냐?"고 반문하자 신본기는 "뒤 타석에 투수가 대기하고 있어서 상대 투수가 걸렀다"고 웃으며 말했다.
신본기가 기억하고 있는 첫 번째 고의사구를 얻은 경기는 지난 2013년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이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당시에도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6-6으로 비겼다.
그는 당시에도 유격수 겸 8번타자로 선발 출전했고 6타석 2타수 1안타에 고의사구를 포함해 2볼넷을 얻었다. 고의사구 상황은 연장 10회말 나왔다.
롯데는 2사 3루 끝내기 기회를 맞았는데 신본기 다음 타순으로 투수 강영식이 나올 차례였다. 롯데는 당시 야수 엔트리를 모두 소진해 강영식이 타석에 설 수 밖에 없었다. 신본기를 피한 NC 4번째 투수 임창민은 강영식을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끝내기 위기를 넘겼다.
신본기는 고의사구의 추억이 있는 NC와 다시 만난다. 롯데는 30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NC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최근 8경기 연속 안타를 치고 있는 신본기는 타율을 2할대(2할8리)리 까지 끌어 올렸다.
여전히 낮은 타율이긴 허지만 NC 마운드가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큰 타구도 심심치 않게 날리고 있다. 이미 4홈런으로 군 입대 전인 지난 2014시즌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과 타이를 이뤘다. 올 시즌 지금까지 NC전 상대 타율은 1할5푼(20타수 3안타)으로 낮지만 3안타 중 하나는 홈런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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