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나도 (현역 시절에) 움직이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최순호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13골로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까지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던 양동현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하나씩 벗겨내는 중이다.
양동현에게는 게으른 공격수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그런데 올해 깔끔한 골 결정력으로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0라운드 원정 경기는 양동현을 주목하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이날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관전하러 왔기 때문이다. 취재진도 평소보다 더 많이 찾아 양동현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최 감독은 "슈팅 타이밍이나 정확도가 모든 위치에서 좋아졌다. (지난해 10월 부임 후 양동현에 대해) 듣던 것과 달리 상당히 좋더라. 그래서 득점이 자주 나오는 위치에 대해 선정하고 내가 직접 볼을 차주며 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양동현은 서울전 전까지 지난해 포항에서 넣은 13골과 동률을 이뤘다. 최 감독은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강조했다. 많이 뛰지 않는 선수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공격수에게 전방에서 수비 가담을 요청하는데 그런 부분은 강하게 요구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득점이기 때문에 수비 시선을 유도만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공격수였던 최 감독의 생각은 간단했다. 골만 넣으면 모든 논란은 해결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공격수는 골을 많이 넣는 위치에서 슈팅을 해야 한다. 그래야 골 확률이 높아진다"며 "(양)동현이는 수비 유인까지 해준다. 골만 넣으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지속성과 정확도 높은 결정력이 양동현의 가치를 높인다고 주장했다.
2011년 부산 아이파크 시절 양동현을 지도했던 황선홍 서울 감독은 "(당시와 비교해) 페널티지역 안에서의 활동량은 비슷하다. 다만 순간 움직임이 나아졌다. 특히 가로지르기 상황에서의 (움직임이) 날카롭다. 공격수는 골 여부가 중요하고 몸싸움도 잘해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K리그 최고다"고 칭찬했다.
두 감독의 말대로 양동현은 최전방에서 황현수와 곽태휘의 시선을 유도하며 슈팅을 하기 위해 애를 썼다. 전반 9분 측면에서 연결된 볼을 잡아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예열했다.
서울 수비진이 중앙선 부근에서 수비해 상대적으로 양동현은 미드필드까지 내려가서 볼을 받아야 했다. 연계 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전처럼 짜증을 내는 장면은 많이 없었다. "이동국처럼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한 최 감독의 조언을 듣고 더 냉정해졌기 때문이다.
양동현은 페널티지역 안에서는 야수였다. 최 감독의 말대로 후반 18분 스스로 페널티킥을 만들었다. 완델손의 패스를 곽태휘가 걷어내려다 놓치자 그대로 잡는 과정에서 곽태휘에게 걸려 넘어졌다. 비디오 판독(VAR) 결과 무효로 선언 됐지만 순간적인 움직임은 상당히 빠르고 좋았다.
이후에도 양동현은 골을 넣기 위해 애를 썼지만 생각대로는 되지 않았다. 포항이 상대적으로 수세에 몰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충분히 인내하며 전방에서 싸웠고 풀타임을 소화, 자신을 어필했다.
이날 경기를 관전한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양동현의 활약에 대해 "앞으로 특정 선수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며 평가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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