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김대현, LG의 미래가 밝아진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LG 트윈스 김대현의 폭투는 분명 아쉬웠다. 하지만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또 하나의 기록을 만들었다.

김대현은 2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패전의 멍에를 쓸 뻔했지만 타선이 9회말 넥센 불펜을 제대로 흔들었다. 박용택과 이형종이 1타점씩 만들었다. 대주자 황목치승은 영리한 주루플레이로 승리의 발판이 됐다. 김대현을 패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날 초반 김대현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초반부터 좋은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안정적인 게임을 만들었다. 1회 선두타자 이정후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들을 병살로 잡아냈고 2회에도 김하성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이어진 김민성의 타구를 직접 잡아 병살로 처리했다. 이어진 장영석은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런 호투는 4회까지 이어져 전광판엔 계속 '0'이 찍혔다. 밴헤켄의 호투까지 이어지며 마운드 위에서 피튀기는 접전이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5회초 결정적인 상황에서 나온 폭투 하나가 승부의 행방을 바꿔버렸다. 2사 1·3루 상황에서 타석엔 9번타자 박동원. 볼카운트 2-2로 유리한 상황을 맞이했다. 공 하나로 끝낼 수도 있는 상황에서 김대현의 손을 떠난 공이 뒤로 빠졌다.

이러는 사이 넥센 3루주자 장영석이 홈을 파고들어 1점을 만들었다. 김대현의 표정에서 아쉬움이 묻어났다. 폭투 직후 던진 공으로 김대현은 박동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폭투 이외의 다른 장면에선 완벽에 가까웠다. 최고구속 147㎞의 속구를 퍼스트 피치로 활용하면서 커브(15개)와 슬라이더(29개) 포크볼(7개)까지 구사했다.

주목할 것은 커브와 포크볼 등 종으로 떨어지는 공들이다. 지난 19일 kt와 경기에서 김대현은 커브 4개, 포크볼 3개를 던졌다.

이날 경기에선 그 수가 크게 늘었다. 커브는 7배 가까이 늘었고 포크볼은 두 배 가까이 됐다. 포크볼이 손에서 빠지는 장면도 있었지만 올해 2군에서 갓 연마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또 이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최다 투구 이닝을 넘어섰다. 종전 기록은 지난 kt 위즈와 경기에서 작성한 6.1이닝이었지만 이날은 7이닝을 소화했고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수도 104개나 됐다. 점점 소화하는 이닝수를 늘려가며 이닝이터로까지 진화하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패전투수가 될 뻔했지만 모처럼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패전은 면했다. 선발 3연승 도전은 실패했지만 투구 내용에서는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대현의 성장이 LG 입장에선 너무나도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