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K리거의 중요성이 커진 신태용호에서 전북 현대가 중심으로 우뚝 섰다.
신태용호 1기는 26명이다. 이들은 오는 31일 이란,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9, 10차전을 치른다.
보통 엔트리는 23명이지만 경고 누적, 부상 등을 대비하고 최대한 가용 자원을 활용한다는 목적으로 26명으로 구성했다. 이 가운데 3명은 경기 당일 벤치에 앉지 못하지만 하나된 마음으로 움직이겠다는 의지로 가득한 신태용호다.
특히 이제 막 시즌이 시작된 유럽과 달리 K리거들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26명 중 11명이지만 비중은 상당하다. 전북 6명, 수원 2명, 서울, 대구, 강원이 각각 1명씩이다.
가장 눈에 띄는 팀은 역시 전북이다. 이동국, 김신욱, 김진수, 이재성, 김민재, 최철순까지 주전 절반이 부름을 받았다. 전북 베스트11 중 로페즈, 에두 등 공격수 2명이 외국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중은 더 커 보인다. 대표팀 관계자는 "특정 팀에서 6명이나 선발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여름 이적 시장 이적한 김보경(가시와 레이솔)이나 권경원(톈진 콴잔), 김기희(상하이 선화) 등은 최근 3년 이내 전북에서 뛰었다. 이들은 물론 이근호(강원FC), 염기훈(수원 삼성)까지 범 전북으로 넓히면 골키퍼 없이 베스트11 구성이 가능하다.
이동국·김신욱이 투톱, 공격형 미드필더에 이재성·김보경, 좌우 측면 공격수에 염기훈·이근호, 수비형 미드필더 권경원, 중앙 수비수 김기희·김민재, 좌우 측면 수비수 김진수·최철순으로 틀을 확실하게 짤 수 있다.
과거에는 수원 삼성이나 FC서울, 울산 현대 등 전통 강호들이 대표팀의 중심을 이뤘지만, 이제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를 두고 한 K리그 구단 감독은 "그만큼 전북이 그동안 좋은 선수들을 모았고, 가고 싶은 팀이 됐다는 증거 아니겠느냐. 전북에서 주전 경쟁에서 이겨낸다면 A대표팀은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 신 감독은 부임 후 첫 경기로 전북-울산(4-0 전북 승)전을 관전했다. 이후 상주 상무-전북(3-1 전북 승), 서울-전북(2-1 전북 승)전을 지켜봤다. 전북에 공을 들인 이유가 충분히 엔트리 비중으로 드러난 셈이다. 이동국은 경험을 앞세운 리더, 김신욱은 높이와 힘, 김진수와 최철순은 측면 수비, 이재성과 김민재는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라는 책임도 확실하다.
무엇보다 신 감독이 기대하는 부분은 수비다. 전북은 26라운드까지 23실점으로 제주 유나이티드와 함께 최소 실점 공동 1위다. 조기 소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조직력을 만들어 비중이 큰 이란, 우즈벡전을 치르느냐다.
신 감독은 "주중, 주말 모든 경기를 빠지지 않고 살피면서 최고의 기량과 좋은 컨디션을 가진, 내 축구에 맞는 선수들로 소집했다. 신인과 노장 등 신구 조화를 통해 2경기를 치르려 한다"며 의도를 명확하게 밝혔다. 1년 차 김민재부터 4년 차 이재성, 9년 차 김신욱, 12년 차 최철순, 20년 차 이동국까지 이상적인 피라미드 구조로 신구 조화를 이룬 전북을 대표팀에 적용하기에 적격인 셈이다.
대거 차출에 대해 최강희 전북 감독은 말을 아꼈다. 그는 "전북이 잘해서가 아니라 K리그에서 선발 가능한 선수가 줄었다. 대부분 해외로 나가지 않느냐"며 전북의 경기력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신 감독은 "지금은 대승이 아닌 1-0으로 이기는 축구가 필요한 시기다"며 수비 조직력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K리그와 ACL 등에서 한 골 승부 경험이 풍부한 전북의 지혜와 분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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