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저 뿐 만이 아니에요. 다른 선수들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여자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상하이)은 지쳐 보였다. 지난 2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려왔기 때문이다. 그는 터키리그 일정을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왔고 짧은 휴식 시간을 가진 뒤 다시 태극 마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홍성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6월 초 소집됐다.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월드그랑프리 2그룹 대륙간라운드 및 결선라운드를 치렀고 이어 필리핀에서 열린 아시아배구연맹(AVC) 주최 제19회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홍성진호'는 월드그랑프리 대륙별 라운드에서 전체 1위를 차지했고 결선라운드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선수권에서는 3위에 올랐다. 한국여자대표팀은 1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연경은 주장이자 주포 역할을 맡으며 두 대회를 함께했다. 그과정에서 '설화'의 한 가운데에 있었다. 필리핀으로 출국하던 당일 대표팀 후배 이재영(흥국생명)의 실명을 거론해서다.
입국게이트 현장을 찾은 취재진을 포함해 팬들의 눈과 귀는 당연히 김연경에게 몰렸다. 그는 "이미 소속사를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며 "더 이상은 그 문제와 관련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김연경은 "이재영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만 (대표팀 관련) 다른 부분을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말을 한 것"이라며 "2020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바라는 마음에서 얘기를 한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이재영을 비난한 것이 아니다. (이)재영이도 앞으로 한국여자배구를 이끌고 나가야하는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잘 할 것으로 믿는다. 지난 일로 불거진 오해는 어느 정도 풀렸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몸도 마음도 지친 상황이다. 그는 "많은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대표팀 선수들 모두 체력적으로 힘이 들고 피로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월드그랑프리부터 계속 뛴 선수들은 정말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급작스러운 허리 통증으로 먼저 귀국한 양효진(현대건설)이 대표적인 경우다. 김연경은 "(양)효진이가 먼저 한국으로 돌아갔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똘똘 뭉쳐 흔들리지 않고 3위로 아시아선수권을 마쳐 다행"이라며 "선수들끼리 즐겁게 대회를 치르자고 했다. 목표를 분명하게 뒀기 때문에 꼭 이루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양효진의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김연경은 "효진이와 월드그랑프리 때부터 룸메이트였다. 그래서 서로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부상을 당하기 전날 효진이가 '다른 때보다 좀 더 힘이 든다'고 얘기를 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전을 이겨야했고 효진이도 코트에 들어가 뛰었다. 부상을 당한 부분은 같은 선수 입장에서 정말 안타깝다. 부상 정도가 아주 심한 것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정말 다행"이라고 후배를 걱정했다.
김연경은 대표팀의 다음 일정인 월드그랜드챔피언스컵에는 뛰지 않는다. 그는 "치료와 보강 운동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2~3주 뒤에 재소집이 예정됐다. 그 기간동안 뒤처지지 않고 몸을 잘 만들어서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예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월드그랜드챔피언십은 FIVB 주관 대회로 일본에서 열린다. 오는 9월 5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하루를 쉬고 20일 진천선수촌에 재소집된다.
김연경은 "월드그랜드챔피언십에 나서는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잘 마무리 했으면 한다"며 "세계선수권 지역예선이 올해 가장 중요한 대회라고 생각한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꼭 본선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조이뉴스24 인천공항=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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