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10월 A매치는 김민재만 보내야겠어요. (대표팀) 주전이잖아요."
'봉동이장' 최강희(58) 전북 현대 감독이 A대표팀에서 크게 성장해 복귀한 중앙 수비수 김민재(21)에 대해 농담을 던지자 취재진 사이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국제 경기 경험 없이 치른 A매치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인 김민재에 대한 후한 칭찬이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강원FC전에 김민재를 선발로 내세웠다.
김민재는 지난달 31일 이란,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9, 10차전에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우즈벡전 풀타임을 소화했고 모두 0-0 무실점 무승부를 이끌었다.
대표팀에 갔던 자원 중 이재성, 최철순이 선발로 함께 등장했고 이동국과 김신욱은 교체 명단, 김진수는 허벅지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아 재활에 들어갔다.
최 감독은 "우즈벡과 한국의 시차가 5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4시간이더라. 5시간이 넘어가면 조금 힘든데 4시간이면 괜찮다. 나이도 어리고 회복 속도도 빠를 것으로 생각해서 김민재를 선발로 내세웠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경험없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피지컬이 좋다는 이란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아슈칸 데자가, 레자 구차네자드 등을 제대로 방어했다.
최 감독은 "A매치 데뷔전 상대가 이란이었고 6만여 관중 앞에서 경기했으니 정신도 없고 부담도 컸을 텐데 잘 넘겼다. 축구 인생에 큰 경험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민재는 우즈벡전이 끝난 뒤 "경기에만 집중하느라 긴장할 겨를이 없었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런 김민재를 두고 최 감독은 "경기를 보면서 (김)민재보다 내가 더 긴장했다. 의외로 배짱이 있다. 잘 해내리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전북에서의 훈련이나 경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최 감독은 "에두, 이동국, 김신욱 등을 경험했고 경기에서 상대가 움츠리다가 역습하는 경우가 많아서 전북처럼만 뛴다면 된다고 했다"며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낸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오히려 후반 20분이 넘어가니 우즈벡이 더 못하더라. 민재는 긴장을 하지 않고 자기 할 것만 하더라"며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를 기대했다.
김민재는 이날 조성환과 짝을 이뤄 수비에 나섰다. 그런데 전반 56초 만에 김경중에게 허를 찔리며 실점했다. 그렇지만 크게 흔들리는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이승기가 전반 14, 19, 21분 해트트릭을 해낸 뒤에는 더욱 영리한 수비로 강원의 답답함을 유도했다.
후반에는 공격 진영까지 올라오는 적극성을 보여줬다. 7분 이근호의 볼을 잘라내 중앙선을 넘어와 수비 뒷공간으로 절묘하게 전진 패스를 했다. 이를 받은 한교원이 슈팅 기회를 얻었지만, 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여유가 넘친 김민재의 공격 가담이었다.
그렇지만, 집중력 저하로 골을 허용하는 약점도 보여줬다. 전북이 공격에만 전념하면서 강원의 역습은 더 강해졌고 디에고와 정조국의 침투를 놓치는 실수를 저질렀다. 4-3 전북의 승리로 끝났지만, A매치가 끝난 뒤 경기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공부한 김민재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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