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KIA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 김세현이 던진 초구에 망설임 없이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빠져나갔다.
KIA 좌익수 최형우가 타구를 잡고 홈으로 공을 던졌으나 2루 주자 이우민이 더 빨랐다. 이우민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쭉 뻗은 손이 홈플레이에 닿는 순간. 더그아웃에 있던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 나갔다.
그리고 끝내기 안타를 친 주인공 문규현을 반겼다. 롯데는 지난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주중 2연전 마지막 날 경기에서 문규현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으로 이겼다.
문규현은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기 전 김승관 타격코치가 직구를 노려보라고 했다"며 "초구에 직구를 친 것이 잘 풀린 것 같다"고 끝내기 안타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
그러나 문규현은 이날 마음껏 웃지는 못했다. 팀 승리를 결정지은 끝내기 안타보다 앞선 타석에서 실수가 마음에 걸려서다.
롯데는 2-3으로 끌려가고 있던 7회말 선두타자 앤디 번즈가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한 점이 필요했던 상황이라 롯데 벤치는 후속타자 문규현에게 번트 사인을 냈다.
문규현은 이때 고개를 숙였다. 초구에 번트를 댔으나 타구가 떠버렸다.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이어 타석에 나온 황진수가 친 타구는 2루수 앞 땅볼이 됐고 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롯데는 빈손에 그치면서 이닝은 그대로 종료됐다.
문규현은 "끝내기 안타로 이때 실수를 조금이나마 만회한 것 같다"면서도 "중요한 경기에서 세밀한 작전이 중요한데 팀이 원하는 플레이를 해야할 때 실수를 했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하나가 그만큼 소중하다. 번트 하나가 경기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 단기전인 '가을야구'에서 작전 수행 여부는 더 중요하다. 롯데는 지난 2012년 이후 5시즌 만에 다시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군 복무한 2년을 제외하고 13시즌 동안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는 문규현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다. 수비가 중요한 유격수로 주로 나오기 때문에 더 그렇다.
하지만 타석에서도 제 역할을 해야할 때가 있다, 15일 KIA전이 그랬다. 그는 "팀이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신경을 더 쓰겠다"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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