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신태용호 2기는 전원 해외파로 구성됐다. K리그와의 상생을 위한 조치다. 10월 8일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가 있고 스플릿 라운드 직전 최종전이라 '반쪽 평가전'을 감수하고 23명을 선발했다.
해외파가 국내파와 견줘 우월하다는 인식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 우즈베키스탄전을 통해 어느 정도는 깨졌다. 오히려 이동국(전북 현대), 염기훈(전북 현대) 등 K리거들의 역량만 더 두드러졌다.
이들이 없는 상황에서 신 감독은 최대한의 선수를 구성해 러시아, 모로코전을 치른다.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기성용(스완지시티)도 재합류했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등도 부름을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공격수로 분류된 두 명이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황의조(감바 오사카)다. 지동원은 올 시즌 소속팀에서 정규리그 출전이 전혀 없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수비형,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5경기에 나선 것과는 전혀 다르다.
지동원은 두껍게 형성된 공격진으로 인해 경쟁에서 밀린 상태다. 부상에서 복귀한 알프레도 핀보가손이 6경기애서 4골을 넣는 등 부활했고 새로 영입한 미하엘 그레고리치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국내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베네수엘라 돌풍 주역 세르히오 코르도바까지 합류해 입지가 좁아졌다.
지동원의 장점은 중앙은 물론 측면도 가능하지만, 이 역시 카이우비, 마르첼 헬러 등 기존 자원들이 버티고 있어 상당히 힘들다. 몸 상태는 나쁘지 않지만, 마누엘 바움 감독의 선수 활용법에 따라 외면당하고 있다.
이를 두고 신 감독은 "차두리 코치를 독일까지 파견해 직접 봤다. 지동원이 몸은 좋은데 감독이 출전을 시키지 않는다더라. 본인도 대표팀에 대한 열망이 컸다. 이번에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뽑았다. 러시아월드컵 때도 뽑을 수 있는 선수인지 확인을 위해 뽑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지동원에게 마지막 테스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공표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동원은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체제였던 지난해 6월 스페인, 체코전에도 출전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겨주지는 못했다. 최종예선 7경기에서도 1골이 전부였다.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충분히 외면 가능함을 스스로 알 필요가 있다.
황의조는 지동원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르다. 황의조는 올해 성남FC가 K리그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된 뒤에도 잔류했다가 여름 이적 시장에 감바로 이적했다. 성남에서 18경기 5골, 감바에서 9경기 2골로 골맛은 보고 있지만 부족함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감바에서는 풀타임을 3번 소화했다. 리그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착륙하고 있지만, 그 역시 대표팀과는 유독 인연이 없다. 9경기 출전이 전부고 2015년 10월 자메이카전 골이 유일하다.
황의조의 장점은 공간 활용 능력이다. 황의조도 지동원과 마찬가지로 신 감독이 활용해보고 싶다는 욕심에 따라 선발됐다. 그 역시 지난해 스페인, 체코전에서 기회를 얻었다. 스페인전은 전반만 뛰었고 체코전은 3분 소화에 그쳤다.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마침, 상대는 홈 이점을 확실하게 안고 있는 러시아다. 또,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C조에서 코트디부아르와 수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모로코다. 골잡이의 역량을 보여줘야 생존도 가능하고 신태용호의 위상도 높여주는 것이 가능하다. 신태용호도 살리고 자신도 살려야 하는 지동원과 황의조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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