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고춧가루를 잘 피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6일 안방인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맞대결에서 11-8로 이겼다.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3위를 차지하기 위해 롯데에 이날 경기는 중요했다. 롯데가 한화에 덜미를 잡혔다면 3위를 지킬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 수 있었다.
한화는 롯데를 물고 늘어졌다. 1-5로 끌려가던 경기를 7-5로 뒤집었다. 그러나 롯데는 타선 집중력를 앞세워 재역전승을 거뒀다. 3위를 유지했고 4위 NC 다이노스와 승차도 한 경기로 벌렸다.
6회말 터진 홈런 두 방이 결정적이었다. 이대호는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3점 홈런(시즌 34호)을 쳐 롯데는 8-7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대호에 이어 이날 승부에 쐐기를 박은 것은 앤디 번즈다.
이대호의 한 방 이후 다시 1, 2루 기회를 잡은 상태에서 번즈는 달아나는 추가점을 이끌어낸 대포를 가동했다. 그 역시 3점포(시즌 15호)를 쳤고 롯데는 11-7로 앞서며 상대에게 내줬던 흐름을 다시 가져왔다.
번즈는 이날 홈런 포함 3안타로 펄펄 날았다. 안방서 강한 면모를 유감 없이 보였고 시즌 타율은 정확하게 3할(417타수 125안타)이 됐다.
그러나 번즈는 앞선 3회말 '실수'를 했다. 롯데기 5-4로 앞선 가운데 무사 1, 3루 찬스를 잡았다. 문규현이 3루수 앞 땅볼을 쳤고 3루 주자 김문호가 런 다운 플레이에 걸렸다. 그런데 그사이 1루 주자 번즈가 2루를 지나 3루까지 달렸다.
판단 미스가 됐다. 번즈는 3루에서 태그 아웃됐고 김문호도 이어진 플레이로 아웃됐다. 순식간에 무사 상황이 2사 2루로 바뀌었다. 롯데는 무득점으로 3회말을 마쳤고 결국 4회초 실점하면서 역전을 당했다.
번즈의 오버런이 역전을 허용하는 빌미가 된 셈이다. 추가점을 올릴 기회를 날린 롯데는 경기 중반까지 한화에 끌려갔다. 그러나 번즈는 주루 실수를 만회했다. 재역전에 이어 달아나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한 방으로 한화는 추격 의지가 꺾였다.
번즈는 "이대호의 역전 홈런에 이어 나도 타구를 넘겨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경기 후 3할 타율에 진입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기록은 기록일 뿐"이라며 "개인 기록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앞으로도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는 것에만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내가 어떤 선수인지 알고 있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번즈가 타격에서도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롯데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앞선 주루 실수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한다. '가을야구'에서는 그런 플레이 하나가 경기 흐름과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5년 만에 다시 가을야구에 나선 롯데와 번즈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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