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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절실함·희생정신 없으면 WC 참패한다


뭉쳐지지 않는 조직력, 본선 로드맵 다시 확인하라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허망하게 무너진 것에 대한 힐난과 자조 섞인 반응만 춤을 췄다. 러시아, 모로코와의 유럽 원정 2연전에서 혹독한 결과를 얻은 축구대표팀의 현주소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러시아에 2-4, 모로코에 1-3으로 졌다. 두 골 차 패배라지만 경기 내용으로 본다면 완패였다. 볼 점유율이 잠시 높았지만, 수비 실수는 돌이키기 어려운 결과로 이어졌다. 공격은 꽉 막혔다. 신 감독이 나름대로 변칙 플랫3 수비를 들고 나왔지만 사실상 실패였다.

구멍 난 경기력에는 많은 것이 보이지 않았다. 가장 먼저 경기 전체의 리더다. 앞선 세대만 보더라도 홍명보, 박지성 등 확실한 구심점이 있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팀 분위기와 규율이 만들어졌다.

경기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온 힘을 다해 뛰는 리더 앞에서 그 누구도 대충 뛰지 않았다. 주심의 호각이 울리기 전까지 사력을 다했고 끝나면 그라운드에 누워 탈진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하지만,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을 지나 신태용 체제에서 리더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박지성의 영향을 받아 대표팀의 사명감을 모르지 않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그 역시 부상으로 이탈해 있다가 돌아왔다.

결국, 누군가는 희생해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말과 같다. 대표팀 출신으로 익명을 원한 K리그 한 감독은 "현 대표팀에는 특정 누군가를 중심으로 뭉쳐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신태용 감독이나 코칭스태프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험 있는 자원이 필요해 보인다. 기성용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 선수단의 힘을 모은다면 그나마 좀 낫지 싶다"고 전했다.

기술이 떨어지면 공간을 뺏기지 않으려는 투지와 정신력으로라도 버텨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실점하면 서로를 다독이지 않고 다른 곳만 보는 장면만 보인다. 마치 '내 책임은 아니야'라고 몸으로 말을 하는 것과 같다.

실험을 천명했던 신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고 적당히 뛰었다면 이 역시 문제다. 이번 2연전은 전원 해외파로 구성했지만, 절반 가까운 인원은 11월 명단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다. K리거 부재로 자신이 대타로 등장했다는 생각이 있다면 큰 오산이다.

반대로 처음 월드컵에 나가는 나라들은 본선 진출 그 자체에 감동과 소중함을 표현했다. 유럽의 아이슬란드와 북중미의 파나마가 그랬다. 아이슬란드는 영혼을 다해 터키, 크로아티아 등 거친 팀들과의 경합을 견뎠고 파나마는 극적으로 본선이 확정되자 나라 전체가 축제의 함성에 뒤덮였다.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울고 웃었다. '9회 연속'이라는 타이틀을 단 한국에는 생경한 풍경인 셈이다.

축구협회도 신 감독이 원하는 전술 코치, 피지컬 코치 보강을 빨리해줘야 한다. 축구계 속설에는 "돈을 쓴 만큼 성적도 나온다"는 말이 있다. 지원 체계를 얼마나 잘 갖추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온갖 코치진을 망라했던 2002 한일월드컵이 그랬다.

월드컵 본선 계획에 대한 철저한 진행과 각종 논란에 대한 책임 있는 대응도 필요하다. 기실 원정 평가전의 실패는 시스템을 무시하고 조기 소집 등 임시방편으로 대응한 행동들의 나비 효과였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평가전은 K리거까지 합류하는 최정예가 모인다. 악과 깡에 절실함, 굶주림 등 그 어떤 단어를 동원해도 부족한 경기가 됐다. 사실상의 선발진이 꾸려지는 시점이다. 본선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한 로드맵 재설정이 필요한 신태용호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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