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한국 축구의 세계 랭킹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FIFA는 16일 10월 랭킹을 발표했다. 한국은 62위까지 떨어졌다. 57위인 중국에도 밀려버리는 망신을 피하지 못했다. 아시아에서도 이란, 호주, 일본, 중국에 이어 다섯 번째다. 사우디아라비아(63위)와는 불과 한 계단 차이다.
랭킹 추락은 당장 12월 1일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추첨에 영향을 끼친다. 이날로 조추첨에서 포트1 그룹에 포함될 8개팀이 확정됐다. 이번 조추첨부터는 대륙별 포트 분배가 아니라 FIFA 랭킹 기준으로 포트가 정리된다.
이에 따라 개최국 러시아부터 랭킹 1~7위인 독일, 브라질,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벨기에, 폴란드, 프랑스 순이다. 8위 스페인이 포트2로 이동한다는 점에서 유럽 강호 두 팀이 포함되는 죽음의 조 탄생 확률도 높아졌다. 잉글랜드(12위), 콜롬비아(13위), 이탈리아(15위) 등 포트2에 속하는 국가들의 수준이 상당하다.
한국은 포트4가 확정적이다. 죽음의 조를 피하기 어렵다. 본선에서 동네북이 되기에 딱 좋은 조건이다. 어차피 본선마다 유럽 두 팀은 항상 포함됐기 때문에 의미는 없다. 2002 한일월드컵 폴란드·포르투갈, 2006 독일 프랑스·스위스, 2014 러시아·벨기에 등이었다.
그래도 팀 수준이 어느 정도는 조절이 됐다. 미국(2002년), 나이지리아(2010년) 등 비교적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팀들이 끼면서 호흡 조절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포트4는 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랭킹 하락은 선수들에게도 해를 끼친다. 한국의 랭킹 하락은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전후로 계속 떨어져 왔다. 랭킹 하락은 평소 A매치 추진에도 애를 먹인다. 수준이 낮으면 제안을 해도 기본 대전료에 웃돈을 얹어야 하는 등 손해를 본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대한축구협회는 남미, 유럽 등 월드컵 진출국 또는 준하는 수준의 팀에 제안하고 있지만, 애를 먹고 있다. 동아시아라는 지리적인 특성 등이 있어 상대 팀들이 꺼린다고는 하지만 중국, 일본 등에 수준이 있는 팀이 와서 싸운다는 것을 고려하면 핑계를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선수들의 해외 진출 등에도 차질이 생긴다. 유럽 축구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지난 10일 모로코와의 평가전에 독일, 스페인 등 주요 리그의 팀 스카우트가 몇몇 선수를 확인하기 위해 관전했다. 그런데 경기력이 완패에 가까우면서 소득을 얻지 못하고 돌아갔다. 경기력이 대등했다면 관심을 두고 보게 되는데 워낙 밀리니 집중력이 떨어지더라"고 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취업비자 발급 요건이 강화되면서 발급 신청일 기준으로 최근 2년 동안 FIFA랭킹 1~10위 팀의 경우 해당 선수가 전체 A매치의 30%를 출전해야 한다. 11~20위 45%, 21~30위 60%, 31~50위 75% 이상 출전이어야 한다, 50위 밖이면 비자 발급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긴다.
선수의 가치가 이적료 1천500만 파운드(한화 약 224억6천만원) 이상이면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이 규정에 부합하는 선수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유일하다. 선수 가치를 높이려면 FIFA 랭킹도 같이 올라가야 하는데 그야말로 답답한 상황이다.
다른 관계자는 "FIFA 랭킹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는 않지만, 객관적인 판단 지표는 된다. 팀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이겨서 50위 또는 40위권 이내로 진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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