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궤도 진입' 손흥민·기성용, 부상 트라우마 지웠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붕대도 감지 않았다. 부상을 완벽하게 털고 자유롭게 움직이며 리그 첫 골을 만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손흥민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리버풀전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12분 해리 케인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아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역습에서 빠른 침투로 케인의 도움을 돋보이게 했다.

15분에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수비 뒷공간 침투 패스를 가슴으로 떨군 뒤 오른발 슈팅한 것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는 등 날렵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손흥민은 캐인과 투톱으로 나섰다. 플랫3 수비를 가동하면서 투톱의 처진 공격수였는데 효과적인 움직임과 전방 압박으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똑같은 플랫3를 가동했던 축구대표팀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주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하는데 고립되는 경우가 잦았다. 반면, 토트넘에서는 2선에서 연결되는 패스가 워낙 날카로워 골 기회를 자주 얻는다. 손흥민의 침투가 완벽하게 성공했던 이유다.

손흥민은 지난 6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카타르 원정 경기에서 오른팔 전완골(팔뚝) 요골 골절 부상을 당했다. 이 때문에 9, 10차전 카타르, 이란전에 교체로 나서는 등 힘을 보여주려 애를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난 7일 러시아, 10일 모로코전에도 모두 선발로 출전했지만, 인상적인 장면은 거의 없었다. 모로코전 페널티킥 골을 제외하면 공격력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했다.

그러나 토트넘에서는 편안하게 경기를 치르고 있다. 지난달 13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전에서는 60m 질주로 골을 터뜨렸다.

물론 올 시즌 초반 팀에서의 입지는 완전하지 않다. 리그에서는 4차례 선발, 4차례 교체 출전, 리그컵 1차례 선발이다. UCL도 2차례 선발, 1차례 교체 출전이다. 꾸준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기성용(스완지시티)도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했음을 알렸다. 지난 21일 레스터 시티전에 후반 시작과 함께 레온 브리턴과 교체로 출전해 날카로운 패스와 수비 저지 능력을 과시했다.

기성용도 카타르전 여파로 무릎 수술을 받았다. 당연히 이란, 우즈베키스탄전에 소집됐지만, 몸만 풀었다. 러시아, 모로코전에서는 각각 교체와 선발로 나섰다. 기성용이 들어간 뒤에야 후방에서의 패스가 날카롭게 연결되는 등 그나마 경기가 풀렸다.

말끔하지 않았지만 지난 14일 허더스필드 타운전에 교체로 나서 17분을 소화했고 레스터시티전에는 후반을 모두 뛰었다. 폴 클레멘트 감독은 "기성용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그의 기술이 스완지시티에 필요한 이유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무엇보다 이들이 부상 후유증을 확실하게 털어내고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손흥민의 팔의 불편함이 사라지면서 상대와의 경합도 이겨내고 있다. 팔을 건드려도 문제가 없다. 기성용도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 시 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송준섭 제이에스병원장(전 축구대표팀 주치의)은 "보통 부상 진단 기간이 끝나면 자신과의 싸움이다. 즉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야 하는데 손흥민이나 기성용 모두 완벽하게 극복한 것 같다. 이제부터는 심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