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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신의 한 수', 2년의 기다림과 'V11'


군입대에도 임기영 보상 선수 지명…2017 시즌 맹활약으로 우승 핵심 역할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미래를 내다본 선택은 우승이라는 달콤한 결실로 이어졌다.

KIA 타이거즈는 8년 만의 한국시리즈 왕좌를 차지했다. KIA는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7-6으로 꺾고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2009년 10번째 우승 이후 다시 정상에 오르기까지 꼬박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3년 전 가을로 시계를 돌려보면 2017 시즌 KIA의 우승을 예측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KIA는 2014 시즌을 9개 구단 중 8위로 마감했다. 구단은 리빌딩을 목표로 당시 선동열 감독과의 재계약을 발표했지만 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결국 선 감독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김기태 현 감독이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김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전력 보강이 아닌 주축 선수의 유출이라는 문제와 마주쳤다. 우완투수 송은범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 뒤 한화 이글스로 떠났다. 송은범은 2014 시즌 27경기 4승8패 평균자책점 7.32를 기록하며 KIA 마운드에 큰 보탬은 되지 못했다. 그러나 부진한 성적에도 당시 KIA 투수들 중 5번째로 많은 78.2이닝을 소화했을 만큼 KIA 마운드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당장 투수 한 사람이 아쉬웠지만 김 감독과 KIA는 송은범의 FA 보상선수로 언더핸드 임기영을 지명했다. 임기영은 이미 상무 입대가 확정된 상황이었다. 아무리 리빌딩을 목표로 하는 팀이라 해도 2년 동안 기용하지 못하는 선수를 데려오는 건 쉽게 결정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KIA와 김 감독은 당장의 1년보다 앞으로의 10년을 내다봤다. 그리고 임기영의 보상선수 지명은 KIA에게 신의 한 수로 돌아왔다.

임기영은 올 시즌 KIA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 8승6패 평균자책점 3.65의 성적을 기록했다. KIA의 8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다. 후반기(1승4패 ERA 7.43) 부진이 옥에 티였지만 풀타임 첫 선발 시즌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활약과 함께 KIA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임기영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잠실에서 열린 4차전에 선발등판해 5.2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되며 KIA의 5-1 승리를 견인했다. 후반기 부진을 모두 잊게 만드는 멋진 투구였다. 정규시즌도, 한국시리즈도 임기영이 없었다면 KIA의 'V11'은 이처럼 쉽게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1993년생인 임기영은 올해 24살이다. 군문제까지 이미 해결했다. 올해처럼 큰 부상 없이 꾸준하게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준다면 KIA는 확실한 토종 선발 투수를 보유하게 된다. 2년의 기다림과 인내는 11번째 우승과 함께 많은 것을 가져다 줬다. '신의 한 수' 그 이상의 선택이었다.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gso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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