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많은 스타선수들의 산실이었다.
1998년 첫 드래프트에서 현주엽(현 창원 LG 감독)이 1라운드 1순위에서 뽑힌 이후 수많은 선수들이 드래프트를 통해 KBL이 입성했다.
길고 긴 드래프트 역사 가운데 특히 빛났던 시즌이 있다. 2013년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다. 이 시즌에 뽑힌 선수들은 KBL 그리고 대한민국 농구 역사에 있어서도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당시 뽑힌 재능 가운데 주목할만한 선수들을 ''조이뉴스24''가 톺아봤다.
◆성공적인 경력 쌓고 있는 김종규와 전준범, 두경민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걷고 있는 선수는 역시 1라운드 1순위로 뽑혔던 김종규(창원 LG)다. 그는 2013~2014시즌 LG에서 데뷔해 10.7점 5.9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후 LG에서 뛰며 토종 빅맨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가대표로도 맹활약을 펼쳤다. 스페인에서 열린 2014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에도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고 직후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 8월 열린 FIBA 아시안컵에서도 파워포워드와 센터를 오가면서 한국의 3위에 힘을 보탰다.
1라운드 9순위로 꼽힌 전준범(울산 현대모비스)도 국가대표와 팀의 주전으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데뷔 시즌에는 평균 2점을 기록하며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점점 출전 시간과 존재감을 늘려가더니 2016~2017시즌엔 처음으로 평균 10.4점을 넘었다. 경기당 평균 3점슛도 2.5개로 선수 생활 처음으로 2개를 기록했다. 슈터로서 만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올 시즌에도 경기당 2.8개의 3점슛을 터뜨리면서 팀의 확실한 주전 슈터로 자리매김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에도 뽑혀 김종규와 함께 아시안컵을 경험했다. 슈터 자원이 부족한 한국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1라운드 3순위로 뽑힌 두경민(원주 DB)도 팀의 주전 리딩가드로 자리를 잡았다. 데뷔 시즌부터 평균 23분 9초를 소화하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그는 빠른 스피드와 과감한 3점슛으로 DB팬들은 물론 KBL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015~2016시즌엔 평균 12점 3.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선수 경력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남기기도 했다. 김영만 감독(현 LG 코치)의 총애를 듬뿍 받으며 허웅(현 신협상무)과 가드진을 꾸렸다. 이상범 감독 체제가 출범한 올 시즌에도 주전 가드로 나서며 DB의 초반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이재도(부산 KT)도 빼놓을 수 없다. 한양대 출신인 그는 당시 KT 감독이었던 전창진 감독의 지명으로 1라운드 5순위로 뽑힌 그는 데뷔 시즌 31경기에 나서 10분 45초를 뛰었다. 득점은 낮았지만 빠른 스피드를 살린 재기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듬해인 2014~2015시즌에는 전 경기에 출장하면서 KT의 중심선수로 올라섰다. 득점도 8점이나 됐고 어시스트도 두 배로 널뛰기하며 이 시즌의 기량발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5~2016시즌에는 프로 첫 평균 두 자릿수 득점(11.5점)과 3.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KT 농구의 활력소가 됐다.
3시즌 연속 전 경기 출장을 기록하면서 그는 지난달 31일 전자랜드와 경기에서 통산 200번째 경기 출장을 달성하기도 했다. 2013 드래프트 선발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페이스다. KT가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드인 허훈을 지명하고 2년차 박지훈도 점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이재도의 경쟁력도 충분해보인다.
◆열정적인 도전 이어가는 2라운드 1순위, 이대성
이런 쟁쟁한 선수들 가운데 더욱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심지어 1라운드도 아닌 2라운드 1순위에서 선발된 선수다.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뛰었던 이대성이다.
농구 명문 삼일상고를 졸업하고 중앙대에 입학했던 그는 일찍이 재능을 인정받은 가드였다. 그러나 김선형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중앙대에 건재, 중앙대에서 출전시간을 부여받지 못하는 시간이 늘었다. 그랬던 그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농구 디비전2에 속해 있는 하와이 소재 브리검 영 대학교로 편입한다.
그곳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그는 2013 드래프트에서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의 지명을 받아 한국 프로 무대에 입성한다. 데뷔 시즌부터 24분 26초를 소화하며 7.8점 2.9어시스트를 기록, 재능을 선보였다. 농구센스에 덩크까지 소화하는 탄력은 KBL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그러나 덩크를 시도하다가 당한 부상으로 2014~2015시즌을 장기 이탈했고 이듬해 곧바로 신협 상무에 입단했다. 전역 후 복귀한 지난 시즌에도 7경기를 소화하는 데 그쳤다.
당연히 올 시즌은 현대모비스의 주축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여름 흥미로운 소식이 미국에서 건너왔다. 그가 미국 프로눙구 NBA의 하부리그인 G-리그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몸을 만들고 훈련을 하며 도전을 이어갔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팀의 출혈을 감수하고도 제자의 도전에 박수를 쳤다.
그리고 결국 꿈을 이뤘다. 지난달 열린 G-리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0순위로 애틀랜타 호크스 산하 팀인 이리 베이호크스에 지명되는 기쁨을 누렸다. 벌써 경기에도 출전해 4득점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고의 스타로 꼽혔지만 음주운전에 무너진 김민구
기대했던 바에 미치지 못했던, 어쩌면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을 이름도 눈에 띈다. 전주 KCC의 김민구다.
그는 '제2의 허재'가 될 재목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드래프트가 열리기도 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농구선수권에서 한국 대표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필리핀과 경기에서 홀로 27점을 꽂아넣으며 국내농구 팬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위가 기대됐고 1라운드 2순위로 KCC에 지명됐지만 대학 시절 동료이자 1순위인 김종규를 뛰어넘는 재능으로 평가받았다. 기대가 그만큼 컸다.
데뷔 시즌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46경기에 나서 32분 41초를 뛰며 13.4득점 5.1리바운드 4.6어시스트 1.8스틸을 기록했다. 2013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신인 가운데 모든 지표에서 거의 최고 수준이었다. 단순히 스탯만 좋은 것이 아니었다. 슛, 스피드, 농구지능 모든 면에서 최고였다.
그러나 이듬해 음주운전 도중 교통사고로 골반과 종아리에 부상을 당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사고원인이어서 팬들의 비아냥까지 샀다. 2014~2015시즌을 통째로 날리는 중상이었다.
기적적으로 복귀했지만 데뷔 시즌만큼의 성적은 전혀 남기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현재까지 1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다. 한국 농구사에서 가장 아픈 기억이자 아쉬운 기억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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