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은 전신이라 할 수 있는 LG화재와 LIG손해보험 시절부터 화력한 공격수를 보유한 팀이었다.
그러나 유독 경기만 나서면 뒷심 부족으로 주저 앉는 일이 많았다. 실업 시절을 거쳐 V리그 출범 이후에도 다크호스로 꼽혔지만 시즌이 끝난 뒤 늘 다음을 기약하기 바빴다.
그런데 올 시즌 아직 2라운드 초반이긴 하지만 KB손해보험이 달라지고 있다. 끌려가고 있는 경기를 따라잡거나 뒤집는 경우가 많아졌다.
12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원정 경기도 그랬다. KB손해보험은 세트스코어 2-1로 앞서고 있었지만 4세트 후반 20-24로 끌려가고 있었다.
누구나 다 5세트 승부를 생각하고 있었을 때 KB손해보험 선수들은 힘을 냈다. 한점씩 따라붙어 듀스까지 세트 승부를 이어갔고 결국 뒷심에서 우리카드를 제치고 30-28로 이겨 이날 승리를 따냈다.
기분좋은 승점3을 얻은 것이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들었다가 놨다가 하네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만큼 힘든 경기였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권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마음가짐에 대한 얘기를 했다"며 "선수들이 많이 생각하고 코트에 들어간 것 같다. 4세트 후반 끌려가고 있을 때 뭔가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얘기했다.
KB손해보험은 그동안 패배의식이 단점으로 꼽혔다. 늘 고비에서 무너지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권 감독 부임 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는 "패배 의식은 분명히 있었다"고 했다. 권 감독은 수석코치로 팀에 왔을 때부터 이 부분을 바꾸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그는 "알렉스가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며 "패배 의식을 버리고 코트 안에서 버텨내는 그런 모습은 필요하다. 그것이 근성이고 자존심"이라고 강조했다. KB손해보험 선수들은 올 시즌 들어 주변에서'파이터' 같다는 얘기도 많이 듣는다.
권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코트에서 즐기라고 한다"며 "코트 밖에 나와서 다른 소리를 하기보다는 코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나오는 것이 더 낫다고 했다. 경기에 졌다고 변명하지 말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KB손해보험은 이날 서브 덕을 많이 봤다. 권 감독은 " 연습할 때도 항상 그렇고 강서브를 하는 것이 낫다"며 "조절해서 서브를 넣는 것보다는 실수를 하더라도 선수들이 자신있게 서브를 넣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팀 전체가 이상하게도 고비를 넘지 못한다"며 "접전 상황에서 코트 안에 있는 선수들이 불안해 한다"고 답답해했다.
조이뉴스24 /장충체육관=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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