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부산에 갈 준비는 다 됐죠."
서로 '부산행'을 꿈꿨다. 동상동몽(同床同夢)이었지만 부산행 티켓은 한 팀만 받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기와 K리그 클래식 승격이라는 꿈을 위해서라면 "부산에 가서 부산 아이파크를 만나야 한다"라는 최면을 걸어 놓고 경기를 치러야 했다.
15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준플레이오프 3위 아산 무궁화-4위 성남FC의 단판 승부가 열렸다.
챌린지 정규리그 최종전까지 순위가 쉽게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빡빡한 싸움이 이어졌다. 3, 4위 경쟁이 그랬다. 부천FC 1995가 5위로 밀리면서 아산, 성남이 준PO로 향했다. 두 팀 겨루기 승자가 오는 18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2위 부산과 만난다.
상대적으로 아산이 유리했다. 준PO에서 비기면 상위 팀이 PO로 향한다. 하위팀 성남이 무조건 골을 넣고 이겨야 하는 구도였다. 당연히 승리 외에는 해답이 없었다.
박경훈 성남 감독은 짐짓 여유를 보이면서도 마음속의 압박감을 숨기지 못했다. 경남FC와의 1, 2위 결정전에서 패한 뒤 심적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에서 급성 심장마비로 사망한 고(故) 조진호 감독을 언급하며 "준PO는 처음 경험한다. 재미는 있겠지만 감독 수명을 단축하는 제도이지 않나 싶다. 조 감독 빈소에도 갔었지만 참 힘들다"고 되뇌였다.
그렇지만, 자신감은 있었다. 부산에 갈 준비도 충분히 됐단다. 23세 이하(U-23) 의무 출전 규정이 있는 클래식과 달리 챌린지는 22세 이하(U-22)로 더 낮다. 다만, 군경팀을 만나면 제한이 풀리는 것은 같다. 경찰팀인 아산에 성남은 자유로운 선수 구성이 가능했다.
박 감독은 "U-22 선수도 모두 준비했다. 3명을 대기시켜 놓았다. (PO에 진출하면) 3명은 같이 부산으로 간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부천FC 1995 감독으로 PO에서 강원에 아쉽게 밀려 승강 플레이오프를 목전에 두고 쓴맛을 봤던 송선호 아산 감독은 다시는 같은 장면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뭉쳤다. 그는 "정신력 싸움이다. 올해 성남에 상대전적이 1무 3패로 약했다. 이제는 제대로 준비했으니 잘 싸우면 된다"며 희미하게 웃었다.
부산행도 박 감독과 같았다. 그는 "당연히 부산에 갈 준비를 했다. 얼마나 하느냐에 달렸다. 비길 생각은 전혀 없다"며 승리로 부산에 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최종 승자는 기동력을 앞세운 아산이었다. 아산은 경기장 관중석에 걸린 이순신 장군의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려고 하면 죽는다)'의 격문을 보며 뛰었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성남을 흔들었고 후반 20분 서용덕의 헤더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하며 PO 티켓을 가져왔다. 올해 챌린지에 입문한 성남에 절박함이 무엇인지 가르친 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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