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라건아' 리카르도 라틀리프(29, 서울 삼성)가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한국인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라틀리프는 25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특별 귀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012년 울산 모비스를 통해 한국프로농구(KBL)와 인연을 맺었다. 2015~2016 시즌부터는 서울 삼성에서 뛰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방열(77) 대한농구협회 회장, 박한(72) 부회장이 참석했다. 라틀리프에게 '등번호 20번'과 'KOREA'가 새겨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혀주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라틀리프의 아내와 딸도 회견장을 찾아 함께 기뻐했다.
귀화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라틀리프의 귀화 의지가 강해 분위기는 순탄하게 흘러갔다. 앞서 어머니가 한국인인 혼혈 선수 문태종(43, 고양 오리온), 문태영(40, 서울 삼성) 형제와 여자 프로농구의 김한별(32, 삼성생명)이 한국 국적을 취득한 바 있다.
그러나 2016년 4월 여자농구 첼시 리가 특별 귀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류 조작 사실이 드러나 신중론이 일었다. 또, 라틀리프가 국내법을 어겼다는 의혹까지 터지면서 법무부도 좀 더 여론을 살폈다.
이후 의혹이 해소됐고 라틀리프는 지난 22일 최종 면접을 통과하며 한국 국적 취득에 성공했다. 순수 외국인 선수로는 라틀리프가 처음 귀화 사례를 만들었다.
이름은 굳셀 '건(健)'과 아이 '아(兒)'에 맞춰 '라건아'로 지었다. 농구대표팀에도 선발, 제대로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199㎝의 신장이지만 체격이 좋고 골밑 장악력도 뛰어나다. 현재 KBL 역대 최다인 58경기 더블더블로 실력을 증명하고 있다.
라틀리프는 "올해는 국가대표로 경기를 잘 치르겠다. 코트 안과 밖에서 한국 대표팀을 위해 노력하겠다. 한국 대표팀은 내가 합류 전부터 좋은 팀이었다. 한편으로는 어린 팀이다. 수비와 공격에 집중하면서 골밑에서 내 역할을 확실하게 하고 어린 선수를 이끌 리더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발표된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도 오세근(안양 KGC인삼공사), 리카르도 라틀리프(서울 삼성), 이종현(울산 현대모비스), 김종규(창원LG)와 함께 센터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은 2월 23일 홍콩, 26일 뉴질랜드와 예선 3, 4차전을 잠실체육관에서 치른다. 높이에 대한 아쉬움이 큰 대표팀 처지에서는 라틀리프의 합류가 반갑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다음달 19일 대표팀에 소집, 준비 시간이 부족하지만 KBL에서의 경기력만 보여줘도 절반 이상의 성공이다.
기대를 모르지 않는 라틀리프도 "한국은 사랑이다. 메달 획득으로 팬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조이뉴스24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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