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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NOW 평창]피겨 공식 연습에 한 번 가보실래요?


모든 종목 중 유일한 유료 공개, 3만원이면 매진 아쉬움 달랜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혹시 남는 표 없나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관전 열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개막식이 호평을 받고 한국 선수단의 인상적인 경기력에 독특한 종목들이 눈길을 사로잡으면서 현장 분위기가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경기장 주변을 지나가는 조이뉴스24 기자를 향해 "혹시 남는 표 없냐. 표가 다 어디갔느냐"고 하소연을 하는 관람객도 자주 봤습니다.

사실 올림픽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았죠.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과정에 올림픽이 연관되면서 관심이 차갑게 식어갔고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총력 홍보에 나섰지만 그리 큰 환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강원도 음식을 시식하고 평창에도 직접 나서서 '피겨 여왕' 김연아와 함께 홍보대사로 등장하는 등 온몸을 던졌지만 신통치 않았습니다. 숙박과 음식 바가지요금이 논란이 되는 등 부정적 이미지만 덧씌워졌습니다. 조이뉴스24도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숙박 시설 구하기에 정말 애를 먹었거든요.

오죽하면 지난해 11월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은 평창에서 인터넷신문협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참 어렵지만, 한국은 뒤늦게 불이 붙지 않는가. 막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한 번 탄력 받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한국적인 특성에 기대고 있다는 솔직한 고백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여니 확실히 다르긴 합니다. 조직위원회는 매일 브리핑을 하는데 당일 입장권 판매율이 90%를 넘는다고 합니다. 숫자로는 분명 대단한 열기입니다. KTX 개통으로 수도권에서 당일치기가 가능해지면서 "한 번 볼까"라는 심리로 오는 관람객들이 많은 것도 큰 효과입니다. 기자의 몇몇 지인도 "쇼트트랙이나 피겨스케이팅 표를 구할 방법을 알려달라"고 합니다. 알면 제가 먼저 구매해서 부모님께 관람하러 오시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명암은 있습니다. 조직위와 지자체가 양해각서(MOU), 업무협약 등을 맺으면서 사회적 약자 지원을 이유로 구매한 표들이 관전으로 이어지지 않는 '노쇼(NO SHOW)'를 의심할만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 수준이 높아 일찌감치 매진 됐다고 하는데 관중은 보이지 않는 황당한 상황 말이죠. 그래서 "표 없느냐"는 물음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걱정했던 일들이 실제로 멀어지고 있는 거죠.

경기장 밖 구매를 원하는 관중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암표를 구매합니다. 지난 10일 임효준이 금메달을 딴 쇼트트랙 남자 1500m의 C등급(3층 상단) 좌석은 정가 10만원이었지만 50만원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무서운 가격입니다.

경기 관전이 어렵다면 올림픽파크(강릉), 메달플라자(평창) 등 홍보 시설물이라도 보는 것이 어떨까요. 올림픽파크는 2천원이면 입장할 수 있고 메달플라자는 무료입니다. 올림픽 후원사들의 홍보관을 둘러 보거나 관련 상품을 구매도 가능합니다. K-POP 콘서트 등 가수들도 볼 수 있구요. 때에 따라서는 홍보관에서 제공하는 사은품도 손에 넣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답니요.

조금 더 신경을 쓰는 관중들은 경기 입장권 가격의 10% 수준인 공식 연습 티켓을 구매하는 것 같습니다. 13일 오전 10시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연습에는 족히 1천여명은 넘어 보이는 관중이 차준환(휘문고), 하뉴 유즈루(일본) 등 현란한 점프와 손짓 등을 봤습니다.

안양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정원만(55) 씨는 "아들이 표 구하기에 실패해서 연습이라도 보라고 티켓을 구해주더라. 연습이 뭐 있겠나 싶어서 가볍게 봤는데 생각 이상이더라. 연습에서도 저렇게 뛰는데 실전이면 얼마나 더 치열하겠는가"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관람객의 다수는 일본 관중, 특히 여성들이 많았습니다. 하뉴를 보기 위해서였죠. 차준환에게 잔잔하게 박수를 보내더니 다음 조 연습에 하뉴가 나와 연기를 하자 반응이 다르더군요.

일본 시즈오카에서 날아온 미사키 마츠코토 씨는 "프리스케이팅 입장권을 어렵게 구했지만, 연습도 보고 싶어서 왔다. 본 경기보다는 여유도 있고 가격도 저렴하고 더 오래 봐서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냅니다.

피겨스케이팅 입장권은 좋은 좌석 기준으로 정가가 55만원, 35만원, 14만원 순입니다. 2장만 구매해도 1백만원이 훌쩍 넘죠. 좋아하는 선수 연기를 정해진 시간에만 봅니다. 그런데 공식 연습은 3만원입니다. 마음을 편하게 먹으면 현장 구매까지 가능합니다. 경쟁 없이 말이죠. 관중들의 올림픽파크 동선상 아이스 아레나가 가장 아래 또는 초입에 위치해 관람도 편합니다.

공식 연습은 앞으로 15일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18일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아이스댄스, 22일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있습니다. 연습이라도 볼 의사가 있다면 관람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변수가 있다면 원하는 선수를 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거죠. 한국의 경우 여자 싱글의 최다빈(수리고)은 서울 태릉선수촌으로 떠났습니다. 다른 국가의 선수들도 비슷합니다. 운에 맡기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시로 훈련 시간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고요. 이날 페어 연습 시간에 하뉴가 등장했던 것도 전날 훈련 시간이 달라지며 생긴 일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종목에 공식 연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위 관계자는 "공식 연습 공개는 피겨라는 종목 특성을 반영했다고 보면 된다. 무료가 아닌 유료인 것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정책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정한 것이다"고 하더군요. 평소 갈라프로그램에도 입장권을 받는 ISU의 정신을 그대로 이어간 모양입니다. 어쨌든 올림픽을 관전하려는 관중들에게 조금이나마 공개 훈련이 희망이라도 됐으면 하네요.

조이뉴스24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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