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얀·염기훈·임상협 침묵하면 수원 승리 요원해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달아나야 하는 상황에 달아나지 못하는,수원 삼성의 골 결정력 부재가 또 한 번 확인됐다. 최전방 공격수 데얀이 막히면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중고도 있었다.

수원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3차전 상하이 선화(중국)에 1-1로 비겼다. 후반 2분 이기제의 통렬한 왼발 중거리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26분 지오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줬다. 허용 과정이 석연치 않았지만, 판정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승 1무 1패, 승점 4점에 그친 수원은 1위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7점)에는 3점 차이로 벌어졌고 상하이(3점)에는 1점 차이로 추격 허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가시마에는 홈에서 1-2로 패했다. 원정에서 최소 무실점 승리를 거둬야 향후 승점 동률로 순위를 가리면 승자승에서 우위, 더 높은 순위 확보가 가능하다.

이날 수원은 상하이 수비에 묶여 공격에 애를 먹었다. 후방에서 볼을 패스하며 전방으로 올라와도 막히면서 다시 백패스로 시작, 체력 소모에 상대 수비 시간을 벌어주는 등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데얀을 최전방에 놓고 염기훈, 임상협을 좌우 날개 공격수로 배치했지만, 상하이는 플랫5 수비로 대응했다. 데얀에게는 볼이 투입되면 2~3명의 수비가 전환하거나 볼을 돌리는 동작을 막았다. 이후 볼 소유는 상하이의 몫이었다. 견제를 견뎌도 홀로 고립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공중볼 경합에서도 열세였다.

염기훈이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하거나 중앙으로 파고들어 데얀을 향해 두 차례 날카로운 패스를 이어줬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데얀에게는 적어도 1명의 수비수는 꼭 붙어 있었다.

후방에서 볼이 돌면서 공격 전개 속도도 느렸다. 전방에서 슈팅할 시간이 확보되지 않았다. 이기제의 골도 페널티지역 안에서 수비수가 처리한 볼을 잡아 과감하게 슈팅한 것이 득점으로 이어졌을 뿐이다. 전방으로의 과감한 패스가 보이지 않았고 돌파도 쉽게 되지 않았다.

우위를 점하고 있으면 슈팅으로 분위기를 바꿔 보는 것이 중요하다. 김건희, 바그닝요 등 교체 선수들의 역할도 더 중요해졌다. 이들까지 침묵하면 더 힘겨워진다.

공교롭게도 수원은 13일 상하이 원정을 떠난다. 좀 더 열악한 상황에서 반전이 필요하다. 후방에서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직접 해결도 필요하다.

염기훈은 "공격수들이 좀 더 분발해야 한다고 본다. 공격수들이 골을 넣었다면 초반에 쉽게 갈 수 있었는데, 저를 포함, 공격수들이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회가 오면 과감한 볼 처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서정원 감독은 시즌 시작을 앞두고 적절한 공격형 미드필더가 시장에 나오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시즌 초반에 공격수들이 결정력을 높여주지 않는다면 공격형 미드필더 부재 문제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데얀은 시드니FC(호주) 원정 이후 가시마(1-2 패)-전남(1-2패)-상하이로 이어지는 홈 3연전에서 침묵했다. 염기훈, 임상협도 마찬가지다. 해결 능력이 나와야 승리도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들을 향한 연계플레이는 기본이다. 기본이 되지 않으면 개인 능력은 다음 문제다.

염기훈은 "일단 골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공격수들이 분발해야 한다. 저뿐만 아니라 데얀, 임상협 모두 마찬가지다"며 결정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