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지난달 13일 수원체육관에서는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이 삼성화재를 상대로 올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이날 체육관 코트가 아닌 관중석에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얼마 전까지 한국전력 선수들과 함께 뛴 주상용(36)이다. 그는 부상으로 재활 중인 세터 강민웅(33)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주상용은 "시즌 마지막 경기라 선수들을 보러 왔다"고 했다. 공식적인 팀 회식 자리는 아니었지만 당시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경기 후 선수단과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시즌 도중 자유신분으로 공시돼 팀을 떠난 주상용도 그래서 이날 수원체육관을 찾았다. 한국전력은 군에서 전역한 세터 권준형(29)이 복귀하자 로스터에 자리가 필요했고 주상용은 자유신분 통보를 받았다.
그는 당시 "이제 나이도 있고 더이상 선수로 뛰지는 못할 것 같다"며 "앞으로가 문제"라고 걱정했다. 주상용이 자유신분으로 풀린 뒤 몇몇 구단에서는 영입에 관심을 보이긴 했다.
백업 공격수 보강을 원하는 팀이라면 주상용은 구미가 당길 만한 카드였다. 그러나 그 말대로 나이가 걸림돌이 됐다. 사실상 자유신분 통보는 선수 은퇴나 마찬가지였다.
선수 생활 그 다음 행보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했다. 이런 주상용에게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그는 지도자로 제2의 배구인생에 막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주상용은 김상우 전 감독에 이어 신영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우리카드 코칭스태프에 합류했다.
주상용과 신 감독은 인연이 있다. 지난 2016-17시즌까지 한국전력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한솥밥을 먹었다. 그는 "신 감독에게 연락이 왔었다"며 "선택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줄 몰랐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새로운 사령탑이 선임됐기 때문에 코칭스태프 개편도 뒤따른다. 선수가 아닌 코치가 된 주상용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그는 "선수 때와 달리 해야할 일이 늘어났다"며 "나 또한 배우고 있는 처지라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다"고 웃었다.
새로운 생활에 대한 적응은 순조롭다. 아직까지 큰 어려움은 없다. 주상용은 "(선수로 뛰는 동안)우리카드 선수들 대부분 얼굴도 잘 알고 친한 선수도 있었다. 낯설지는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주상용은 "생각하지도 않았던 자리인데 신경을 써준 신 감독과 우리카드 구단 그리고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며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노력하겠다"고 각오도 전했다.
그는 문일고와 한양대를 나와 현대캐피탈을 거쳐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에서 뛰었다. 선수 시절 좋은 신장(196㎝)을 앞세워 주전은 아니지만 백업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와 공격형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활약했다.
V리그 원년(2005년 겨울리그) 멤버이기도한 주상용은 V리그 통산 234경기(527세트)에 나와 1천220득점을 올렸고 공격종합성공률 48.07%를 기록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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