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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투수 합동 훈련…8연패 끊은 류중일의 '해답'


선수단 전원 동시 훈련…"배운 거 하나씩 꺼내야죠"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지긋지긋했던 연패의 낙인이 드디어 지워졌다. 류중일(55) LG 트윈스 감독의 '묘안'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류 감독이 이끄는 LG는 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임찬규의 6이닝 1실점 투구와 김현수의 결승 2타점을 묶어 3-2의 1점차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류 감독의 얼굴에도 안도감이 감돌았다. 8연승 뒤 8연패라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던 LG다. 그러나 선발 임찬규가 6이닝 1실점으로 역투를 펼쳤고 주축 타자인 김현수가 2타점을 올리면서 롯데를 격파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가장 먼저 공을 돌렸다. "선수들의 마음 고생이 심했을텐데 오늘 잘 끊어줬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또한 내심 힘들었을 것이다. 감독 경력 중 이번 연패가 가장 많은 연패였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에는 5연패가 전부였다. 류 감독은 "연패에 빠지면 밖으로 표현을 못해서 그렇지 아무래도 힘들다"고 했다. 그는 "야구에는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많이 내려왔으니 이제 올라갈 일만 남은 것 같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연패를 끊기 위해 꺼낸 묘안을 밝혔다. '징크스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징크스는 아니다"면서도 "보통 투수조와 야수조의 스케쥴이 다르지 않나. 그런데 어제(8일)는 같이 훈련도 하고 목욕도 하고 그랬다. 분위기를 살리고 선수단을 하나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8일 경기를 앞두고 LG 선수단은 투수조·야수조는 물론 코칭스태프들까지 모두 그라운드로 나와 함께 런닝을 했다. 흡사 군부대의 훈련을 연상시키듯이 선수단이 '악!' 소리를 내며 오와 열을 맞춘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함께 뛴 류 감독은 "근육에 알이 배겼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8일 경기에선 아쉽게 지면서 효과를 못 봤지만 직후 경기에선 승리하며 연패를 끊어냈으니 효과를 본 셈이다. 그는 "어제 이겨야 효과가 있는 건데"라고 농담을 건네면서도 승리에 대한 안도감을 표했다.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그는 "어디선가 배웠다"고 표현했다. 누군가에게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바로 지난 3월 타계한 호시노 센이치 전 감독이다. 그는 "호시노 감독이 이렇게 선수단 전원을 함께 훈련시키는 것을 선동열 감독에게 알려줬고 선 감독이 하는 걸 보면서 배웠다"고 말했다.

작고한 호시노 감독은 지도자 시절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수단을 장악하는 스타일로 유명했다. '투장'이라는 별명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한번 믿은 선수는 끝까지 믿고 기회를 줬다. 당장의 성과가 나지 않아도 선수를 감쌀 줄 알았고 본인의 탓으로 돌렸다. 선수들의 큰 존경을 받았던 이유다.

류 감독은 호시노 감독과 달리 온화한 성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선수에게 애정과 믿음을 주는 리더라는 점에선 은근히 닮았다. 8연패 기간에도 선수들을 탓하는 장면은 거의 없었다. 결국 짜낸 묘안도 선수단을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팀'으로서 기를 살려주는 방법이었다. 이날 역투를 펼친 임찬규도 "투수·야수 가리지 않고 다같이 했다는 것 자체로 좋았다. 군인처럼 화이팅도 하고 선배들이 먼저 화이팅을 해줬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배운 걸 앞으로 하나씩 꺼내야 한다"고 웃었다. 류 감독이 꺼내는 묘안을 지켜보는 것도 LG 팬들에겐 즐거움이 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잠실=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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