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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의 월드컵 경험, 신태용호가 버릴 수 없는 무기


28명 중 9명만 월드컵 뛰어, 형평성 논란에도 선발…희생해야 '승선 가능'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향해 출항을 준비하는 신태용호 승조원이 28명으로 결정됐다. 5명은 오는 28일 온두라스(대구), 6월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주)와 평가전이 끝난 뒤 3일 사전 캠프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출국 전 하선해야 한다.

신 감독은 14일 명단 발표를 하면서 이청용(30, 크리스탈 팰리스)을 선발했다. 이청용은 올 시즌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주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벤치에 대기하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시즌 초반 리그컵을 중심으로 출전했던 이청용은 주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당연히 신 감독도 이청용을 선발하기 주저했다. K리거를 차출하지 않았던 지난해 10월 러시아, 모로코와 유럽 원정 2연전에 선발로 배치해 오른쪽 윙백으로 내세우는 실험을 했다.

나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고 러시아전에서는 권경원(26, 톈진 콴잔), 지동원(27, 다름슈타트)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침투 패스와 측면 가로지르기(크로스)는 효과적이었다. 다만, 수비 부실 문제가 크게 드러났고 각각 2-4, 1-3으로 패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만 나왔다.

그래도 소속팀에서 제대로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승선에 실력을 보여줬던 것 자체로도 충분했다. 전원 해외파로만 구성된 팀에서 분명 돋보였다. 경험을 앞세운 경기 속도 조절 등은 확실하게 눈에 띄었다.

이청용은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 예선 아르헨티나전과 16강 우루과이전에서 골을 넣었다. 끝까지 볼을 따라가 넣으며 경기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이끌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도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월드컵 경험은 대표에 소중한 무기다. 신 감독이 선발한 28명 중 월드컵에 한 번이라도 나섰던 자원은 9명에 불과하다. 이청용이 기성용(29, 스완지시티)과 유이하게 두 대회를 경험했다. A매치 경험도 기성용이 99경기로 가장 많고 이청용이 78경기로 84경기의 이근호(33, 강원FC)에 이어 세 번째다.

남은 7명은 모두 브라질월드컵이 첫 경험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 구자철(29, 아우크스부르크)도 이번이 두 번째에 불과하다.

하다못해 월드컵 다음으로 큰 대회인 아시안컵 경험자도 12명에 불과하다. 전체의 5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월드컵과 아시안컵을 동시에 경험한 자원은 8명이다. 골키퍼 김승규(빗셀 고베)를 빼면 필드플레이어는 7명(기성용, 이청용, 구자철, 손흥민, 박주호, 김신욱, 이근호)이다.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신태용호에서 이청용의 승선 여부는 중요하다. 지난해 12월 유럽 출장에서도 크리스탈 팰리스 경기를 관전하며 이청용의 몸만 푸는 장면만 지켜보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신 감독은 지난달 월드컵 D-50 행사에서 "대표팀을 선발하는 시점에 가장 좋은 컨디션을 가진 선수를 선발하는 것이 최우선이다"고 한 바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속팀에서 몸만 풀다가 끝났던 이청용이 다른 유럽파나 K리거와 비교해 컨디션은 좋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경기 체력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큰 무대에서 무엇이든 하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최종 선택은 이청용을 발탁한 신 감독에게 있다. 결과에 따른 책임을 질 준비도 끝냈다.

익명을 원한 K리그 A팀 감독은 사견을 전제로 "내가 신 감독이라도 이청용을 최종 선발하지 않을까 싶다. 경기력은 물론 준비 과정 등 생활 면에서 선, 후배들을 잡아주는 것이 가능하다. 주장이 유력한 기성용 홀로 부담을 안고 월드컵을 준비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월드컵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아 던져야 한다. 하다못해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가봐도 베테랑 한 명이 팀에 큰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형평성 논란이 있는 이청용의 최종 선발에 대해 확신을 주지 않았다. 그는 "6월3일 출국 시 최종 명단이 발표된다. 이청용도 100% 간다고 볼 수는 없다.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진 부분을 같이 소화하면서 함께 조직력을 다져가야 한다고 본다"며 냉정한 경쟁을 통해 확인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청용은 월드컵을 경험했다. 제가 가동하려는 포메이션에 있어 필요한 선수다. 그래서 그런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고 고백한 뒤 "많은 팬이 알겠지만, 상당히 장점이 있는 선수다. 두 번의 월드컵 경험과 다양한 경기를 뛰었다. 그것을 놓칠 수 없다. 포메이션이나 전술에 있어서 상당히 필요한 선수였라 6월1일까지 보자고 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종 승선 여부는 이청용의 노력에 달렸다. 올 시즌 이청용은 리그 7경기, 리그컵 3경기에 나섰다. 선발은 리그 2경기, 리그컵 1경기였다. 총 출전 시간은 294분, 지난해 9월19일 허더스 필드와 리그컵 32강전 선발 풀타임이 가장 오래 뛴 경기다. 경기당 평균 30분이 넘지 않는다.

발탁 여부와 상관없이 이청용은 대표팀에 대해 애정이 깊다. 지난 3월24일 북아일랜드 평가전에는 선발되지 않았어도 자비를 들여 벨파스트 윈저 파크를 찾아 동료들을 응원했다.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폴란드 카토비체로 이동하는 대표팀을 벨파스트 국제공항 출국문 앞까지 마중했다. 충분히 경기장 밖에서의 역할을 한 셈이다.

신 감독은 이청용에게 희생해야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하려는 축구에 희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함께 갈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못 간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은 기간, 모든 것은 이청용에게 달렸다. 이청용은 이날 오후 귀국해 "감독님께서 경기 출전이 적었음에도 명단에 넣어주셨다. 해야 할 역할이 크다. 믿음에 실망을 안기지 않도록 준비를 잘해야 한다. 언제든지 헌신하고 도울 준비가 됐다"며 희생을 약속했다. 신 감독의 결단에 어떻게든 부응해야 하는 이청용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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