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병근 기자] 어느 분야에서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들이 있다. 한국 대중음악사에서는 방탄소년단이 그 일을 하고 있다. 빌보드200 1위, 핫100 10위 진입. 한국 가수가 그것도 한국어 앨범으로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오를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방탄소년단은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200에서 새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K팝 최초의 기록. 해당 차트에서 외국어 앨범이 1위에 오른 것이 12년 만의 일인 것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대단한 성과인지 알 수 있다.
빌보드200 정상에 이어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는 빌보드 핫100에서 10위로 진입했다. K팝 그룹 최초이자 최고 성적이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DNA'가 67위, '마이크 드롭(MIC Drop)' 리믹스가 28위에 올랐던 바 있는데 이 기록을 넘어섰다.
방탄소년단의 성과에 문재인 대통령도 축전을 보냈다. 축전에는 "방탄소년단에 의해 한국 대중음악은 세계 무대를 향해 한 단계 더 도약했다", "방탄소년단의 꿈을 응원한다. 일곱 소년의 이름 하나하나를 기억해야겠다", "여전히 새로운 시작이다" 등의 내용이 적혔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방탄소년단은 한국 대중음악의 위상을 높였고, 새로운 길을 열어젖혔다. K팝이 아무리 세계 각국에 꽤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변방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지금껏 K팝이 가까이 갈 수조차 없었던 '불가침 영역'을 허물었고 그 중심에 섰다.
이 같은 성과는 어쩌다 우연히 이벤트성으로 이뤄진 게 아니다. 빌보드 메인차트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기도 하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한 차례 지구촌을 휩쓸고 지나갔지만 방탄소년단은 그와는 또 다르다. 차근차근 팬덤을 쌓아나가며 영향력을 키웠고 지난해부터 그 결실을 맺고 있다. 기반이 더 탄탄하고, 트렌드를 주도하는 젊은층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세계 속으로 발을 들여놨다. 당시 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가 여러 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SNS에서부터 돌풍이 일기 시작했고 이는 전 세계에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그러자 미국 유력 언론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인기에 힘입어 방탄소년단은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소셜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다. 세계 음악 시장의 중심으로 들어간 것.
올해는 지난해와 또 다르다. 앨범 선주문 144만장, 65개국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1위 등의 수치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새 앨범 발매와 함께 CBS '제임스 코든쇼', NBC '엘렌 드제너러스쇼' 등 미국 인기 토크쇼 녹화를 마쳤다.
단편적인 사례지만 새 앨범 발매 자체만으로도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그룹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세계 속의 방탄소년단'으로 거듭났다면 올해 그리고 새 앨범부터는 '세계 음악의 중심'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을 제치고 2년 연속 톱소셜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다. 또 새 앨범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날 총 16번의 공연 중 15번째로 배치되며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시상식 진행을 맡은 켈리 클락슨은 방탄소년단을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보이밴드"라고 소개했는데, 이는 과장이 아닌 방탄소년단의 현재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상장될 경우 시가총액 1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3대 가요 기획사로 꼽히는 SM, JYP, YG의 시가총액은 각각 9천억, 8천억, 5천억 정도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 한 팀으로 1조원 얘기가 나오고 있다.
빌보드200에서 1위에 오른 뒤 방탄소년단은 소속사를 통해 "정말 믿기지 않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아미 덕분에 날개를 달았다. 정말 감사하고 아미에게 뿌듯한 방탄소년단이 되겠다", "부담감이 생기지만 더욱 열심히 해서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기반이 탄탄하고, 지속성과 성장성에서 여전히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들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세계의 중심에 성큼 다가서고 있는 이 과정을 목격하는 건 과거와 현재는 물론이고 가까운 미래까지 K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자취를 함께 하고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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