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그야말로 황금 손이었다. 평소 K리그에서 보여주던 모습 그대로였다. 수문장 조현우(27, 대구FC)를 두고 하는 말이다.
조현우는 18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의 니즈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F조 1차전 스웨덴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김승규(28, 빗셀 고베), 김진현(31, 세레소 오사카)과 소리없는 주전 경쟁을 펼쳤던 조현우였다. 누가 경기에 나설 것인지도 예측 불허였다.
최종 선택은 조현우였다. 조현우는 K리그에서 탄력 좋은 수문장으로 꼽힌다. 선방이 워낙 많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를 편집한 영상이 돌아다닌다. 스페인 축구대표팀 수문장 다비드 데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빗대 '대구 대헤아'로 불리기도 한다.
2014 브라질월드컵 출전 경험이 잇는 김승규의 출전이 유력했지만, 조현우가 데뷔전을 치렀다. 수문장은 빌드업의 시작점이다. 조현우는 전방의 김신욱(전북 현대)가 위치한 방향으로 정확하게 킥을 해주며 스웨덴 수비와 경합하게 만들었다. 헤딩에서 떨어지는 볼을 소유하기 위함이었다.
월드컵 데뷔전이라는 무게감은 조현우에게 없었다. 전반 13분 페널티지역으로 들어오는 볼을 빨리 나와서 잡아냈다. 빠른 순발력이 돋보였다.
가장 결정적인 선방은 20분이었다. 문전 혼전 중 페널티지역 왼쪽이 비었고 에밀 포르스베리(라이프치히)에게 기회가 왔다. 수비가 멀리 떨어져 있어 사실상 일대일 기회였다. 베리는 왼발 슈팅을 했고 조현우는 오른 허벅지로 볼을 막았다.
최후방에서 믿음을 주면서 앞선의 장현수(FC도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두 중앙 수비수도 협력 수비를 유기적으로 했다. 스웨덴이 조금씩 전체 대형을 올리며 공격했지만, 조현우의 빠른 판단에 공중볼 경합도 자신감 있게 펼쳤다.
43분에도 안드레아스 그란키비스트(크라스노다르)의 땅볼 슈팅을 잘 막았다. 후방에서 힘있게 찼지만 안정감 있게 막았다.
후반, 스웨덴은 세트피스와 롱볼을 철저하게 이용해 한국 수비를 공략했다. 10분 왼쪽 측면에서연결된 프리킥을 올라 토이보넨(틀루즈)가 헤더 슈팅을 했지만, 조현우가 손으로 쳐내며 선방했다.
하지만, 21분 김민우의 파울로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키커로 나선 그란키비스트의 킥을 막지 못했다. 아쉬움 남는 장면이었지만, 확률은 50대50이었기 때문에 도리가 없었다. 조현우에게는 기억 남을 데뷔전이었다.
조이뉴스24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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