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안타까운 5회였다.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두고 갑자기 흔들리는 바람에 월드시리즈 승리가 날아갔다. 25일(이하 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은 아쉬움이 가득한 경기였다.
첫 4회 동안은 흠잡을 데 없었다. 2회말 잰더 보가츠에게 좌월 2루타, 이언 킨슬러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줘 첫실점했지만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특히 보가츠와 라파엘 데베르스를 삼진처리하며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4회 투구는 백미였다.
그러나 5회 고비를 이번에도 넘지 못했다. 지난 14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의 재현이었다. 판박이였다. 당시 류현진은 첫 4이닝 동안 밀워키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았지만 5회 고비를 넘지 못하고 4.1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이번에도 5회말 초반은 좋았다. 2-1로 앞선 상황서 킨슬러를 1루땅볼,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를 유격수 내야뜬공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런데 2사가 되자 류현진의 공이 몰리기 시작했다. 크리스티안 바스케스를 우전안타, 무키 베츠를 좌전안타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투구수가 불어나면서 조금씩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이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앤드류 베닌텐디 타석이었다. 릭 허니컷 코치의 마운드 방문 이후 마음을 다잡았지만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던진 공이 빠지면서 풀카운트에 몰렸다. 이후 베닌텐디가 커트로 파울 2개를 만들자 승부가 길어졌고, 결국 회심의 8구째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면서 볼넷이 됐다.
2아웃을 먼저 가볍게 잡은 뒤 연속 세 타자를 출루시킨 것이다. 2사 만루에 다음 타자는 오른손타자 스티브 피어스. 결국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왔고, 류현진은 어쩔 수 없이 공을 넘기고 이날 투구를 마쳤다. 후속 매드슨이 밀어내기 볼넷과 2타점 적시타로 불을 지르면서 류현진은 승계주자가 모두 득점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처음 치르는 월드시리즈.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보스턴에 극성스럽기로 유명한 펜웨이파크의 팬들. 3중고 속에서 류현진은 최선을 다했지만 14일 밀워키전과 마찬가지로 원정 2차전의 고비를 다시 한 번 극복하지 못하면서 쓴 입맛을 다셔야 했다. 이날 기록은 4.2이닝 6피안타 4실점. 류현진 본인은 물론 지켜보는 팬들 모두가 아쉽기만 한 2차전이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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