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1승1패는 하고 인천으로 가야 하지 않겠나."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1차전을 내준 뒤 이 같이 각오를 다졌다. 2차전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두산의 2차전은 결국 오른손 선발요원 세스 후랭코프의 어깨에 달렸다. 실점을 최소로 억제하면서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줘야 팀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후랭코프는 SK의 홈런타자들에게 특화된 투수다. 특유의 변화 무쌍하고 낙차 큰 변화구가 잠실의 큰 외야와 맞물려 장타를 잘 허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싱커와 커브, 슬라이더에 체인지업까지 구사하는데다 포심패스트볼의 움직임도 좋아 퍼올리는 타구 방지에 효과적이다.
그는 올 시즌 149.1이닝을 소화하며 단 12개의 피홈런만 기록했는데, 이는 100이닝 이상 투구한 투수 42명 중 최원태(넥센, 8개)와 윌슨(LG, 11개)에 이어 3번째로 적은 수치다. 특히 잠실 홈구장에선 62.1이닝을 던지며 단 3개의 타구만 담장 밖으로 허락했다.
두산이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나선 1차전을 패한 결정적인 이유가 적시에 허용한 홈런 2방(1회 한동민, 6회 박정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산으로선 일단 안전장치 하나를 장착하고 2차전을 준비하는 셈.
후랭코프는 SK를 상대로 한 2경기(12이닝)에서도 효과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안타 7개(홈런 1개)와 볼넷 3개를 허용하면서 4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억제했다. 1승 평균자책점 3.00에 WHIP 0.83으로 경기 내용은 훨씬 좋았다. 다만 워낙 변화 심한 공을 던지다보니 의도치 않은 사구를 5개나 허용한 점은 옥에 티였다.
SK 타자들 중 후랭코프에 가장 강한 선수는 1차전 마지막 타석과 2차전 첫 타석에서 연타석 홈런을 쳐낸 좌타자 한동민. 6타수 3안타에 2루타 1개를 기록하며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밖에 1차전서 팔꿈치 통증으로 결장한 최정(1타수 1안타)과 내야수 나주환(2타수 1안타)도 후랭코프 공략에 성공한 타자들이다.
후랭코프에 맞선 SK는 오른손 투수 문승원이 선발로 등판한다. 지난달 31일 고척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등판해 4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효과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최근 5년간 한국시리즈 1차전을 승리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1번에 불과하다. 아직 방심하긴 이르다는 얘기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1차전에서 이겼다고 해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고 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잠실에서 2연승을 거둔다면 8년만의 우승 가능성은 무척 높아진다. 2차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건 두산이나 SK나 마찬가지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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