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지난 시즌에 저희 팀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좋지는않아요."
흥국생명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이재영이 쌍둥이 동생 이다영(현대건설)에 대해 걱정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1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8-19시즌 도드람 V리그 현대건설과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겼다.
이다영은 이날 15점을 올렸다. 22점을 올린 톰시아(폴란드)와 함께 쌍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는 공격 뿐 아니라 블로킹으로도 5점을 더했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승리에 기뻐했지만 현대건설은 그렇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내주면서 올 시즌 개막 후 8연패에 빠졌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승패가 명확하게 갈린다.
그러나 이재영은 경기가 끝난 뒤 누구보다 먼저 동생을 생각했다. 그는 "(이)다영이가 많이 힘들어 한다"며 "안그래도 최근 연락을 좀 자주했었다. 이럴 때일 수록 자신이 코트에 나와 해야할 일만 집중해야 한다고 얘기를 했다. 연패에 빠지다보면 집중력도 평소보다 떨어지고 그러다보면 플레이가 더 안풀린다. 그래서 이렇게 말을 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영도 지난 시즌 연패 아픔을 경험했다. 흥국생명은 2016-17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으나 바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 시즌 만에 최하위(7위)로 떨어졌다.
이재영도 올 시즌 개막후 정상적인 몸상태는 아니다. 어깨가 완전하지 않다. 여자배구대표팀에서도 아픈 어깨 때문에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없었다. 그는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며 "경기에 뛰는 데 큰 무리는 없다"고 말했다. 소속팀 복귀 후 찢어진 힘줄(극상근)에 대해 트레이너로부터 관리를 받고 있다. 주변 근육 보강 운동을 함께 하고 있다.
이재영은 "그런데 어깨가 다친 점이 도움이 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스파이크를 할 때 무조건 힘만 앞세웠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은 다르다"며 "테크닉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고 그래서 오히려 좀 더 편하고 수월한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상대 수비가 비어있는 곳을 노리는 것도 그렇고 연타를 이용한 페인팅 공격이 좋은 예다. 이재영은 "김기중 수석코치에게서 공격 방법에 대한 도움과 조언을 많이 얻었다"며 "남자선수들이 주로 시도하는 공격법도 활용할 수 있고 어깨에 부담이 오히려 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영에게는 이날 팀 승리가 반갑다. 그는 "솔직히 현대건설전을 앞두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몸상태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서 걱정을 했었다"며 "그런데 팀이 이겨서 정말 다행"이라고 밝게 웃었다.
흥국생명은 오는 18일 KGC인삼공사와 2라운드 두 번째 경기를 원정으로 치른다. 사흘 뒤인 21일에는 안방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맞대결한다. 촘촘한 일정 속에 현대건설전 승리는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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