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즐기라고 했습니다. 90분이 더 있으니까요."
2003년 K리그에 참가한 대구FC는 올해 역사상 처음으로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조광래 대구FC 대표 이사는 우승하게 될 경우 내년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원정 경기에 팬 7명을 '모시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8 FA컵 결승 1차전 울산 현대와의 대결에서도 안드레 감독은 여유를 만끽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즐기라고 했다. 홈에서 90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며 여유를 보였다. 오는 8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차전은 홈 이점을 앞세워 공세를 펼치겠다는 의미다.
대구 원정 응원단도 45인승 버스 5대에 2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려왔다. 무승부만 하더라도 절반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대구 관계자는 "우승이 당연한 목표다. 그래서 팬들이 성원하기 위해 많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도 자신감은 충만했다. 지난 2년 동안 대구에 6전 전승을 거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앞선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대구보다 하루를 덜 쉬었지만, 2차전까지 있으니까 여유 있게 경기를 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양팀의 경기 스타일은 확실히 달랐다. 울산은 지난해까지 대구에서 뛰었던 주니오를 중심으로 황일수, 김승준을 좌우에 배치했다. 속도감 있는 공격을 하겠다는 의미였다. 대구는 '선 수비 후 역습'이었다. 전방의 세징야, 에드가, 김대원 3명의 스피드와 결정력을 믿었다.
전반은 대구의 의도가 통했다. 수비로 울산의 득점 본능을 묶었다. 공격 시에는 세징야의 볼 배급이 눈에 띄었다. 울산은 주니오가 꽁꽁 묶였다. 믹스와 에스쿠데로 두 미드필더가 패스로 버텨봤지만, 전략이 아쉬웠다.
하지만, 후반 양팀의 수싸움은 대단했다. 울산의 속도에 대구는 체력전으로 맞섰다. 그 결과 4분 울산 황일수가 빠른 볼 전개 후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황일수는 대구 출신이라 더 이채로웠다.
그러나 대구도 1분 뒤 빠른 역습으로 세징야가 골을 넣었다. 올해 K리그1 도움왕인 세징야는 다수의 팀이 영입을 노리는 자원이다. 세징야 덕분에 대구는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이 적용되는 원정에서 귀중한 골맛을 봤다.
이후 대구는 42분 에드가가 머리로 역전골을 넣었다. 에드가는 지난 5월까지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에 있었다. 당시 전북 현대와 ACL 16강 1차전에서 골맛을 봤던 기억이 있다. 여름에 영입해 재미를 봤다. 세징야와 에드가가 대구를 살렸다.
조이뉴스24 울산=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