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병근 기자] 려욱은 슈퍼주니어에서는 막내지만 14년차 가수다. 그간 잡음 하나 없던 터라 '슈주의 청정지역'이라고도 불리는 려욱 만큼 안정감 있는 막내가 또 있을까. 그럼에도 "예전엔 뭔가를 할 때 어떻게 보여질지 걱정이 많았다"는 그는 이젠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그렇게 완성한 새 솔로 앨범을 두고 "내 음악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힘줘 말했다.
려욱은 10일 오후 6시 두 번째 미니앨범 '너에게 취해'를 발표했다. 려욱은 슈퍼주니어의 메인 보컬이자 보컬 유닛 슈퍼주니어-K.R.Y.를 비롯해 각종 OST와 뮤지컬 등을 통해 탁월한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2016년 1월 첫 솔로 미니앨범 '어린왕자(The Little Prince)'를 통해 혼자서도 잘 한다는 것을 보여준 그는 군복무를 마치고 3년여 만에 돌아왔다.
2년여간 사회와 동떨어져 전혀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 군대는 남성들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곤 한다. 려욱도 마찬가지. 그는 그곳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스승 같은 후임 선임 동기"를 만났고, "날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고, "무대뽀는 아니지만 자신감 있게 표현하면 좋게 봐주실 거란 믿음"이 생겼다.
신중하면서 자신감 있게 만들어낸 앨범이 '너에게 취해'다. "'어린왕자' 발매 후 3년 만의 앨범인 만큼 준비를 많이 했다. 느낀 마음들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한 곡 한 곡 심혈을 기울였다. 여러 색깔을 담으려고 했고 잘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사이를 잘 넘나들면서 노력을 많이 했다"는 려욱.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나에 대한 믿음 생겨"..려욱, 14년차 막내의 자신감(인터뷰①)에 이어서
Q. 군생활에서 힘들었던 부분은 뭔가
A. 시간이 1년이 지났는데 또 남았더라.(웃음) 보통 군생활에서 멘붕이 두 번 온다고 한다. 일병 5호봉, 상병 5호봉이다. 그때마다 많이 힘들긴 했다. 다행히 멤버들이 면회도 와주고 휴가 나가면 형들이 맛있는 거 사주고 휴가 갔을 때 마침 형들이 콘서트 하면 보고 그런 것들이 힘이 됐다. 형들이 끊임 없이 활동해주니까 불안하게 생각했던 미래도 프레시하게 됐다. 그리고 후임 선임들 모두 저보다 막막한 현실들이다. 제가 라디오 DJ도 4년 반 했지만 더 많은 사연들을 듣고 초소에서 같이 울기도 하고 그랬다. 그런 기억들로 버틸 수 있었다.
Q.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던 것 같다
A. 내가 잊고 있었던, 지금은 당연한데 그때는 당연하지 않았던 것들을 깨닫게 해주는 스승 같은 애들이었다. 그 기억이 고마워서인지 계속 연락하게 된다. 이 친구들이 잘 됐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베이스를 치는 친구와 곡 쓰는 친구가 이번 앨범을 같이 했다. '파란별'에 담게 됐다. 그래서 더 곡이 완성이 됐다. 군대 얘기를 군악대에서 같이 지냈던 친구들까지 다 말씀드리게 된 셈이다. 그래서 더 군대 2년을 오롯이 보여주는 곡이다. 그 친구들에게 고맙고 여러가지로 잘 됐으면 좋겠다.
Q. 잊고 있었던 게 뭔가
A. 매니저나 스타일리스트나 항상 옆에 있었고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당연한 게 아니다. 군악대에서 행사를 가게 되면 제 스스로 단장을 다 해야 한다. 예전에 그런 것들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셨다는 게 감사하게 느껴지더라. 전역 이후 몇 달은 계속 혼자 다녔다. 그러니까 매니저들이 '형이 그러면 우리가 더 힘들고 어색하다'고 말하더라. 제가 있는 위치에서 이 친구들에게 잘 해주면 되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더 잘 해주고 있다.(웃음)
Q. 7월 제대했고 12월 앨범을 냈다. 그리고 그 사이 뮤지컬에 조수미 콘서트 게스트까지 바빴다
A. 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제대하면 바로 일이 없는 친구들이 있는데 전 일이 많았다. 이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나 생각했다. 그래서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 꾸준히 등산도 했다. 그러다 보니까 시간을 허투루 안 쓰게 되더라. 5개월간 앨범 준비부터 뮤지컬까지 하게 되면서 군대 2년 동안 못했던 한을 풀고 있는 것 같다. 조수미 선배님 공연 게스트는 말도 안 되게 성사가 돼서 감사했다. 어떻게 보면 그 분 인생에 있어서 다양함을 시도하는 자체가 저에게 큰 영감을 줬다. 오래 음악을 하시면서 후배에게 좋은 기회도 주셨다. 나도 나중에 저렇게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광이었고 좋은 기회였다. 본인 콘서트에 시간도 15분이나 내주시고 '넌 잘 될 수 있어', '소리가 좋다'고 칭찬도 해주셨다. 제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계기 중 하나다.
Q. 팀에선 막내인데 14년차에 32살이다. 팀에서와 팀 밖에서 뭐가 다른다
A. 인터뷰를 하는 것도 다르다. 전 제가 하고 싶은 말을 그림 그리듯이 말씀드린다. 슈퍼주니어일 때는 특이 형이나 신동 형, 은혁 형처럼 말 잘 하는 형들 있으니까 그냥 옆에서 리액션하고 웃고 그런다. 내 역할이 밝은 그런 거다. 혼자 있을 때 인간 려욱으로서는 진지하고 얘기 듣고 얘기 하는 걸 좋아한다.
Q. 슈퍼주니어에 청정지역이라는 말도 있다
A.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조용조용하고 크게 일을 안 만들려고 한다. 저로 인해 형들도 청정지역이 됐으면 좋겠다.(웃음) 그런데 그게 다 형들 덕분이다. 좋은 얘기 해주고 제가 예민하고 힘들 때마다 그러면 안 된다고 조언을 많이 해준다.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Q. 슈퍼주니어의 진정한 완전체 활동이 오래 됐다. 갈증은 없나
A. 뭐가 완전체인지 모르겠다. 전 늘 완전하다고 생각했다. 한 명이 비어도, 내가 없어도 앨범이 나왔고 그래도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완전체가 어떤 모습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그 힘이 어떻게 다를지 기대는 된다. 이제 다들 군대도 갔다 왔고 우리 숙제는 이제 오직 앨범과 팬들과의 만남이다. '쏘리쏘리' 만큼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곡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내년이 기대가 되고 저도 틀림없이 같이 무대에 설 것이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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