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영화 '항거' 배우들이 유관순 열사, 더 나아가 역사의 아픈 시대를 연기한 것에 눈물을 흘렸다.
15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항거:유관순 이야기'(이하 '항거', 감독 조민호, 제작 디씨지플러스·조르바필름)의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조민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고아성, 김예은, 정하담, 류경수가 참석했다.
'항거'는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세 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영혼만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1년 이야기를 다룬 영화. 3.1 만세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3.1 운동을 대표하는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조민호 감독은 "저 또한 유관순 열사에 대해 피상적, 또는 신화적으로 알고 있었다. '의지가 강하고 신념이 뚜렷한 여성'이라고만 인식하고 있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서대문 형무소에서 유관순 열사의 당시 모습을 봤는데 강렬한 눈빛에 관심을 갖게 됐다"라며 "'저 눈빛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해 열일곱 소녀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그의 정신을 사랑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라고 작품의 출발점을 설명했다.
'항거'는 유관순 열사의 옥중 만세운동을 흑백으로 표현해 남다른 감동을 전한다.
조민호 감독은 "유관순 열사가 감옥에 들어간 후부터의 1년 동안의 과정은 구체적인 사실이 꽤 많이 남아있다"라고 역사적 사료를 언급하며 "스물다섯 명이 모인 서대문 형무소 8호실의 공간에서 유관순 열사가 어떤 의식까지 갔는지를 잘 드러낸다면, 유관순 열사가 남김없이 살았던 18년의 삶을 1년으로 축약해 보여준다면, 울림이 더 커지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말했다.
유관순 열사의 옥중 생활을 흑백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선 "좁디 좁은 감옥에서 인물들이 지니고 있는 희로애락, 그리고 미세한 감정들이 표현되고 부딪치는 것이 흑백에서 더 잘 드러나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당시 서대문 형무소는 축사와 다름이 없었다"라고 잠시 말을 잇지 못하며 "그런 생지옥을 컬러로 표현했을 때 저뿐 아니라 관객들이 못 볼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라고 했다.
이날 현장에서 배우들은 연기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아성은 "쉽지 않은 영화가 될 거라는 생각 때문에 (출연하는 것에) 처음엔 겁을 먹었다"라며 느낀 무게감을 전했다. 또한 "한 사람, 한 인간으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에 다가가는 작업에서 재밌기도 했지만 죄책감도 느꼈다"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해 고개를 숙이며 취재진들에게 "죄송하다"고 거듭 말했다.
극 중 헌병 보조원 니시다 역(정춘영 역)을 연기한 류경수는, 유관순 열사를 고문하는 연기를 할 때 "너무 힘들어 가슴이 계속 뛰더라"라며 괴로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8호실 여성 중 한 명인 이옥이 역을 연기한 정하담 또한 "'그 시절을 감히 내가 알고 연기하고 있는 건가'라는 죄책감이 생겨 힘들었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한편 '항거'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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