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타자를 압도하는 빠른 공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험을 앞세운 투구로 타자와 승부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조상우의 부상 이탈로 마무리 자리에 구멍이 났던 키움 히어로즈가 걱정을 덜고 있다. 베테랑 좌완 오주원이 그자리를 잘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정말 페이스가 좋다"고 오주원에 대해 언급했다. 조상우가 전력에서 제외된 뒤 장 감독은 대체자를 놓고 고민했다. 지난 시즌 필승조에 속해있다가 클로저로 자리를 옮겨 제몫을 해준 김상수도 있었지만 장 감독은 오주원을 1순위로 꼽았다.
그는 "김상수와 한현희는 중간계투로 고정을 한 뒤 마무리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오)주원이가 올 시즌 그리고 최근 투구가 정말 괜찮아서 조상우를 대신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주원의 마무리 카드는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지난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 경기에서도 오주원은 뒷문을 잘 잠궜다.
그는 소속팀의 한 점차 승리를 지켰다. 키움은 이날 KT에 3-2로 역전승했고 4연승으로 내달렸다. 이 기간 동안 오주원은 세 차례 구원에 성공하며 소속팀 연승에 힘을 보탰다. 또한 임시 마무리로 온 뒤 4세이브째를 올렸고 무실점에 피안타는 단 한 개에 그치고 있다.
오주원은 붙박이 마무리 투수는 아니다. 지난 2004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힌 뒤 한 번도 그자리를 고정으로 맡은 적은 없다.
그는 오히려 프로 첫 시즌 당시 '투수왕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던 현대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차며 10승 9패를 기록, 신인왕을 받은 경력이 있다. 선발투수로서 오주원은 오래 가지 않았다. 그는 상무(국군체육부대) 전역 후 바뀐 유니폼처럼 보직을 선발에서 중간계투로 바꿨다.
이후 히어로즈 구단에서 없어서는 안될 왼손 중간계투로 자리잡았다. 2011시즌 20홀드를 올렸고 2017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8, 15홀드를 기록했다. 그리고 임시 마무리 임무도 잘 수행하고 있다.
오주원은 "최근 팀이 앞서고 있는 상황에 나가긴 하지만 마무리라는 생각보다는 '1이닝을 막는다'는 셍각을 갖고 마운드 위로 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상대 타자를 잘 막는다는 것보다 팀원 전체가 이기는 경기에 도움을 줘야한다고 마음먹고 있다"고 말했다.
중간에서 나올 때와 뒷문을 책임지는 것은 차이가 있다. 오주원도 "책임감이 더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얼마전 개인 통산 500경기 출장도 달성했다. 꾸준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는 의미있는 기록이다.
그는 "올 시즌은 어느때보다 마운드 위에서 침착하자고 다짐하고 있다"며 "긴장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고 했다. 오주원은 최근 연속 구원 성공에 대해 "평정심 유지가 비결일 수 있겠다"고 얘기했다.
조상우의 복귀 시점에 따라 오주원이 '클로저'로 뛰는 시간은 앞으로 좀 더 늘어날 수 도 있다. 장 감독의 신뢰는 두텁다. 장 감독은 "경험이 워낙 많은 투수"라며 "어느 자리에 오든 무난하게 소화가 가능한 선수가 오주원이다. 올 시즌 김성민, 윤영삼, 이영준(이상 투수)처럼 어떤 롤을 맡겨도 든든하다"고 만족해했다.
조이뉴스24 고척=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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