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이제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6일 밤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라바리니 감독과 코칭스태프 뿐 아니라 선수들 역시 무척 아쉬운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는 경기를 치렀다. 한국은 5일 러시아 칼린그라드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세계예선전 E조 러시아와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한국과 러시아 모두 2승으로 동률이라 이날 경기에서 이긴 팀에게 올림픽 본선 티켓이 주어졌다. 한국은 승리를 눈 앞에서 놓쳤다.
출발은 좋았다. 1, 2세트를 연달아 따냈고 3세트에서도 22-18로 앞서고 있었다. 도쿄행 티켓까지 3점만 남겨뒀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경기가 꼬였다.
한국은 이후 내리 7실점하면서 3세트를 내줬다. 반격 발판을 마련한 러시아는 4, 5세트를 연달아 가져가며 마지막에 웃었다. 반면 한국은 고개를 숙였다. 5세트에서도 11-9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라바리니호'에게 도쿄행 티켓을 딸 수 있는 기회는 한 차례 더 남았다.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지역예선이 그 무대다. 지역예선에 앞서 통과해야할 무대가 있다.
오는 18일 서울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에서 8위 안에 들어야 아시아 지역예선 참가 자격을 얻는다. 한국은 무난하게 지역예선에 나갈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세계예선을 통해 풀어야할 과제 하나는 분명해졌다.
주포 김연경(엑자시바시)의 뒤를 받칠 두 번째 공격 옵션을 반드시 키워야한다. 특히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쪽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 김희진(IBK기업은행)을 주전으로 뒀다. 세계예선전에서는 하혜진(한국도로공사)이 그 뒤를 받쳤다.
그러나 두 선수의 활약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차라리 김연경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라바리니 감독은 단호했다.
그는 입국장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선수 본인이 가장 플레이를 잘할 수 있는 자리에서 최대한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선수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은 현재 자리인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에서 가장 좋은 기량을 보이고 있다"며 "포지션 변경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시아선수권에서 아포짓 스파이커쪽 선수 교체는 없다. 김희진과 하혜진 카드를 다시 한 번 활용하기로 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만약 다른 점에 변화를 준다면 전술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세계 예선전과 달리 이번 대회(아시아선수권)에서는 아시아 팀들을 만나기 때문에 유럽팀을 대비하는 것과 전술적으로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5월 대표팀이 첫 소집됐을 때도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는 김희진"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진은 이재영(흥국생명)과 함께 라바리니호에서 두 번째 공격 옵션으로 자리를 잡아야한다.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뛰지 못하는 상황이라 해당 포지션은 더 중요해졌다.
조이뉴스24 인천공항=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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