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일년에 한 번은 정규앨범을 내기로 마음 먹었고, 가을 문턱에 발라드가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더이상 들려드릴 멜로디가 없을 때까지, 계속 되지 않을까요."
가을하면 발라드고, 발라드 하면 임창정이다. '임창정표 발라드'가 이번 가을에도 찾아왔다. 5년 연속 가을 컴백이다.
임창정은 지난 4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정규 15집 '십삼월' 발매 기념 인터뷰를 갖고 새 앨범을 소개했다.
임창정은 2015년 '또 다시 사랑', 2016년 '내가 저지른 사랑', 2017년 '그 사람을 아나요', 지난해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를 가을에 선보여 인기를 끈 바 있다.
임창정은 "'또다시 사랑' '내가 저지른 사랑' 등 9월에 앨범이 나오고 많은 사랑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그 다음해 앨범 작업을 하고 있더라. 이번 '십삼월'도 태어난지 9,10개월 된 노래다. 앨범이 나오고 9월 말까지 쉬고, 10월부터 내년에 나올 앨범을 작업하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이번 앨범은 임창정다운 발라드부터 미디엄, R&B, 풀 밴드 느낌의 재즈스윙 R&B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1번 트랙 '일월'을 시작으로 12번째 트랙 '십이월' 등, 각 제목이 달력처럼 월별로 지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타이틀곡인 '십삼월'은 13번째 트랙에 담겨있다.
'십삼월'은 임창정의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프로듀서 멧돼지와 임창정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발라드로, 자신의 사랑을 모르는 여자와 그런 여자를 한결같이 바라보는 남자의 회한과 슬픔을 담은 노래다.
임창정은 "'내가 좋아하지만 나와 이루어질 수 없는, 영원히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사랑, 13월이라는 계절처럼 '없는 사랑'을 표현하려고 했다. '십삼월'을 정해놓고 보니 노래가 12곡이 나왔더라. '십이월'은 캐롤 느낌이 나는 것처럼, 노래를 듣고 계절에 맞게 제목을 붙였다. 그 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임창정표 발라드'다. 나름대로 보컬 등 변화를 줘도 노래를 듣는 사람들은 '임창정표 발라드네'라고 반응했다고.
"'너무 다른 스타일인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변화를 줬지만, 임창정의 감수성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웃음) 제가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은 편곡이에요. 요즘 친구들이 뭘 좋아하는지, 그들이 즐기는 음악에 발 맞춰 가는 건 제가 해야 해요. 이전 노래처럼 (고음을) 팍 치고 올라가지 않아 밋밋하게 들릴 수 있어요. 그럼에도 노래 꽤나 잘하는 사람들이 노래방에 가서 마음껏 뽐내며 부를 수 있고 커버도 적당하게 할 수 있는 곡이기도 해요."
임창정은 '또 다시 사랑', '내가 저지른 사랑',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등 발매와 동시에 연이은 히트를 기록한 바 있어 정규 15집에 대한 기대치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임창정은 "1위가 되기 전까지는 순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사실 평소에 차트를 안 보다가 제 노래가 나오면 차트를 본다. 차트 순위가 제 노래의 가치는 아니라고 하지만 일정 부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좋은 결과에 대한 부담감보다, '좋은 노래인가 아닌가' 평가 받는 것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이 있어요. 이 노래를 듣고 울컥해줄까. 순위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런데 1위가 되면, 내려갈까 연연하는 것 같아요.(웃음)"
1990년 영화 '남부군'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임창정은 어느덧 데뷔 30주년이 됐다. 가수로는 1995년 '이미 나에게로'로 데뷔해 25주년을 부지런히 달려왔다. 정규 앨범 숫자가 무려 15장에 달한다. 공백도 있었다. 2003년 '소주한잔'을 타이틀곡으로 했던 10집을 내고 은퇴 선언을 한 뒤 2009년 11집을 내면서 가수로 복귀했다.
최근 '온라인 탑골공원'이라고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채널 '인기가요'에서 '늑대와 함께 춤을' 무대를 꾸미던 그는, 지금도 차트 1위를 장악하는 '현역 가수'다. 그는 "저도 '인기가요'를 보고 있다. 저는 지금도 나와서 많이 반가워하진 않더라"라고 웃었다.
현역 은퇴할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다는 임창정은 "새로 인생을 얻은 것 같은 느낌이다. 보너스를 즐기고 있다. '오랜만이야'로 다시 나왔을 때, 나를 바라보는 팬이 한 명이라도 있기 때문에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 분이라도 남아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음악을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30년 연예계 생활을 할 수 있었던 동력을 묻자 "운이 좋았다"고 했다. 내려가는 것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하되, 멜로디가 고갈될 때까지 노래하고 싶다고 했다.
"언젠가는 어떠한 작용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지금보다 안 좋을 상황이 더 많이 남아있어요. 다 올라갔어요. 내려가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어요. 누구나 다 내려가고 우리 선배들도 다 겪어왔어요. 저에게는 이만큼이나 더 줬는데 감사한 일이죠."
정규 15집까지 달려오는 동안 임창정은 손으로 꼽기 어려울 만큼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최애곡'을 뽑아달라고 묻자, 돌아오는 답변에 '현역가수' 임창정이 꿈꾸는 내일이 담겼다.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 나도 좋아하고 대중도 좋아한 페이보릿 노래 차트를 작성해달라고 했어요. 3위는 '그 때 또다시', 2위는 '소주한잔', 1위는 내년에 발매되는 새 앨범이라고 했어요. 제일 좋은 앨범은 지금 나온 이 앨범입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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