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신인왕 판도에 '변수'가 생겼다. 당초 신인왕 유력 후보로는 2019-20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3순위로 나란히 지명을 받은 정호영(KGC인삼공사) 이다현(현대건설) 권민지(GS칼텍스)가 꼽혔다.
시즌 개막 후 신인왕 레이스에서는 이다현이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베테랑 양효진을 비롯해 자신보다 1년 먼저 V리그 코트에 데뷔해 지난 시즌 신인왕을 차지한 정지윤이 버티고 있는 미들 블로커(센터) 자리에서 쏠쏠한 활약을 보였다.
이다현과 견줘 정호영, 권민지는 코트에 나서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활약도도 낮았다. 이다현이 사실상 올 시즌 신인왕을 예약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런데 5라운드부터 경쟁자가 나타났다. 흥국생명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박현주가 주인공이다. 그는 팀내 '에이스'이자 토종 스파이커 이재영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메우고 있다.
앞서 원 포인트 서버나 조커로 코트에 투입됐다면 지난달(1월) 15일부터는 맡은 임무가 달랐다. 박현주는 지난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홈 경기에서 소속팀이 7연패를 끊는데 힘을 보탰다.
그는 당시 루시아(아르헨티나)에 이어 팀내 두 번째로 많은 14점을 올렸다. 흥국생명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박현주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박 감독은 도로공사전이 끝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를 통해 "(박)현주가 꼭 신인왕을 받았르면 좋겠다"며 "이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선수가 이렇게 버티고 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브와 공격도 하고 전위에 자리할 때는 블로킹에 수비까지 그리고 최근 팀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계속 코트에 들어갔다. 당찬 선수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박현주도 신인왕과 관련된 얘기를 듣는다. 고교 동기(중앙여고) 이다현이 가장 많이 언급된 것도 알고 있다. 그는 "(이)다현이랑 연락을 자주 하지만 신인왕에 대해서는 서로 말하지 않고 있다"고 웃었다.
박현주도 "솔직히 (신인왕에)욕심이 나는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이주아가 아쉽게 신인왕을 놓쳤다. 이주아는 정지윤에 신인왕 투표에서 한 표 차로 밀렸다.
왼손잡이 라이트인 박현주는 롤 모델로 문정원(도로공사)을 꼽는다. V리그를 대표하던 라이트로, 흥국생명 시절 팀을 대표하는 공격수 중 한 명인 황연주(현대건설)에 대해서는 "(황)연주 언니는 좀 더 공격쪽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며 "예전에 경기하는 장면을 보면 외국인선수와 같은 역할을 한 선배로 기억된다"고 얘기했다.
문정원을 꼽은 데는 이유가 있다. 장점인 서브를 비롯해 리시브 참여 때문이다. 박현주는 "고등학교때는 공격에만 신경 썼지만 프로는 다르다"며 "지금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쪽에서 시도하는 공격에 대한 감도 조금씩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주가 만약 신인왕에 선정된다면 그는 V리그 여자부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여자부에서는 지금까지 2라운드 지명 선수가 신인왕을 받은 적이 아직까지 없다. 박현주는 2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았다.
남자부는 하현용(현 우리카드)이 주인공이다. 송림고와 경기대를 나온 그는 2005-06시즌 LG 화재(현 KB손해보험)에 3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고 V리그에 데뷔했으나 당당히 신인왕을 차지했다.
한편 박현주는 "프로 입단 동기들과 비교해 키가 큰 편도 아니고 지명순위도 낮은 편이지만 더 열심히 운동을 해 나중에 후배 선수들이 나를 롤모델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꼭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도 밝혔다.
조이뉴스24 /인천=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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