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이원일 셰프의 예비신부 김유진 PD가 2차 자필 사과문을 게재한 가운데 피해자 A씨가 심경을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김유진 PD로부터 2008년 뉴질랜드 현지에서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게재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원일과 김유진 PD는 MBC '부럽지'에서 자진 하차하며 SNS에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피해자에게는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재차 공개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결국 김유진 PD는 23일 폭행, 폭언 등을 모두 인정한 2차 자필 사과문을 추가 게재했다.
이후 피해자 A씨는 "12년간 깊숙이 자리잡힌 상처가 하루 저녁에 아물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또 지금 내 마음도 시원한 마음보다는 복잡미묘한 마음이 크기 때문에 여러분의 우려대로 바로 김유진 PD의 사과를 수락하고 용서하지는 않을 생각이다다. 조금 더 내 마음이 편해지고, 후련해지면 그때 용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유진 PD의 사과문과 메신저 대화에서 드러난 말투에 대해서는 지적을 이어갔다. A씨는 "다른 피해자분들에게도 이런 말투로 사과하실 생각이시면 생각 고쳐먹으시길 바란다. 일일이 지적하고 싶지 않아서 참았는데 내가 무리한 부탁을 드린 것이 아님에도 말투가 놀라워서 알려드리는 것"이라며 "사과하시는 분이 끝까지 웃어른 행세하시는 게 참 기가 찬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피해자 측의 추가 입장 전문이다.
이원일 셰프 SNS에 새로운 사과문이 올라와 추가합니다.
이원일 셰프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과문에 달린 댓글 중 가해자와 셰프를 '대리 용서'하는 댓글이 수도 없이 달리고 있습니다. 유감스럽습니다.
'용서'는 관전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저를 포함한 김유진 PD에게 가해를 당한 피해자가 하는 것이고 '격려'는 피해자가 용서한 후에 따르는 것임에도 괜찮다는 둥 사과했으니 됐다는 둥 하는 댓글들을 보니 아직도 이 사회가 피해자에게는 참 불공평한 사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판 게시글에 달린 댓글들도 다 읽어 보았습니다. 이 글에 댓글을 다신 분들 모두, 특히 처음 쓴 글에서부터 이 글에서까지 꾸준히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든든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어떤 분들께서는 제가 카카오톡 메시지로 사과를 받은 것에 대해서 또 그 대화 내용을 올린 것에 대해서 “이렇게 하면 가해자가 사과했으니 됐어 할 것이다. 사과도 받아주지 말고 대화도 하지 말아야 한다.”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제 상황이 안타까워 같이 분노하기에 하시는 말씀임을 압니다.
김유진 PD와의 대화에서도 밝혔듯, 제가 가해자와 대화를 나누려고 마음을 먹은 이유는 저에게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과 제 글을 통해 용기 내서 자신의 경험까지 밝힌 피해자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공론화를 마음먹은 이유도 가해자가 사과와 반성 없이 떳떳하게 살아가는 사회에 신물이 나서라고 밝혔습니다.
이 공론화의 주목적 중 사과를 받는 것은 일부일 뿐이며 이 공론화를 통해 가해자가 적어도 미디어에만큼은 뻔뻔하게 얼굴을 내밀지 않게 되는 선례를 만들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화를 나눴고, 그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입니다.
사실 저는 가해자와 대화를 나누고 사과를 받으면 오늘만큼은 제시간에 잠들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 착각이었나 봅니다. 며칠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몸과 정신은 피로한 데 두 시간 넘게 눈을 감고 있어도 잠에 들지 못했습니다. 그때 새로운 사과문이 올라왔고 그것을 확인한 후 이렇게 추가 글을 적습니다.
12년간 깊숙이 자리잡힌 상처가 하루 저녁에 아물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또 지금 제 마음도 시원한 마음보다는 복잡미묘한 마음이 크기 때문에 여러분의 우려대로 바로 김유진 PD의 사과를 수락하고 용서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조금 더 제 마음이 편해지고, 후련해지면 그때 용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번 일을 통해서 12년 동안 시종일관 남 눈치를 보고 인간관계에 있어서 틀어짐이 있거나 피해를 받았을 때 항상 제 탓 먼저 했던 성격이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쁩니다.
거듭 언급했듯이, 이 일은 저 혼자만의 일이 아니고 김유진 PD에게 피해를 본 다른 피해자와 또 모든 학교 폭력 피해자들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김유진 PD가 피해를 밝힌 모든 피해자에게 연락하여 사과하는 게, 올바른 선례를 만들 꼭 필요한 중요한 과정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제가 공론화를 하는 동안 제 옆에서 자기 일인 것처럼 도와준 제 가장 친한 친구, 과거에는 가해자였으나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했으며 지금은 든든한 지원군이 된 지인, 발 벗고 나서 도와주신 두 언니 그리고 공론화에 힘을 보태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김유진 씨.
다른 피해자분들에게도 이런 말투로 사과하실 생각이시면 생각 고쳐먹으시길 바랍니다. 일일이 지적하고 싶지 않아서 참았는데 제가 무리한 부탁을 드린 것이 아님에도 말투가 놀라워서 알려드리는 거예요. 사과하시는 분이 끝까지 웃어른 행세하시는 게 참 기가 차네요.
그러니까 여러분 저들에게 힘내라는 말하지 마세요.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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