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1승이 이렇게 힘들다는 걸 다시 알게됐죠."
키움 히어로즈 선발진 한 축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좌완 이승호는 지난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그는 이날 5이닝 동안 2실점을 기록했다.
카움이 LG에 5-2로 이겨 이승호는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이날 올 시즌 개막 후 첫승을 신고했다. 9번째 선발 등판만에 거둔 승리다.
이승호는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 앞서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났다. 키움은 이날 KIA에 덜미를 잡혀 9연승에 실패했으나 전날 더블헤더 1, 2차전을 싹쓸이하며 8연승으로 내달렸다.
이승호도 소속팀이 연승을 거두며 2위까지 올라서는데 힘을 보탰다. 그는 "첫승이 오래 걸렸는데, 등판한 매 경기마다 힘들다는 걸 알았다. 승리투사가 돼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승운도 따르지 않았다. 이승호는 이달(6월) 선발 등판때마다 상대팀 에이스와 맞대결을 펼쳤다. LG는 더블헤더 1차전에 '엥스' 타일러 윌슨이 선발 등판했다. 이승호의 시즌 마수걸이 승리가 더 빛이 나는 이유다.
그는 "사실 승리투수가 되는 결과보다 지금까지 투구 내용이 좋이 않아 '어떻게 하면 잘 던질까'라는 생각만 했다. 그외에는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고 특별히 생각하거나 조급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고 지난 등판을 되돌아봤다.
무심투가 첫승 비결이 됐다. 이승호는 "마음을 비웠다"며 "여러 가지를 시도해도 잘 안되니까 편하게 던지려고 했다. 이 점이 좋게 작용된 것 같다. 등판 전 루틴도 바꾸고 투구폼도 조금 교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대 에이스와 선발 맞대결이라는 부분은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타자와 맞불을 뿐이다. 우리팀 타자들이 잘치고 있으니 크게 걱정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불펜진이 이승호의 승리투수 요건을 날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는 "미안하다고 했는데 괜찮다. 경기를 치르다보면 그런 일도 일어나기 마련"이라고 했다.
손혁 키움 감독은 이승호에 대해 "내가 (이)승호에게 미안한 부분이 많다"면서 "나 때문에 승리투수를 놓친 적도 있고 있고 올 시즌 팀내 4선발로 시작했는데 최근 상대팀 에이스들과 자주 만났다. 그래서 선발 로테이션 교체 고민도 했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쉽지 않은 상항인데 최근 몇 경기를 보면 정말 제 임무를 잘 수행했다. 이제 프로 3년 차인 어린 선수지만 잘 극복하고 베테랑처럼 던져줘 내가 더 미안할 정도로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승호는 시즌 첫 승 기념으로 팀 동료들에게 커피도 돌렸다. 그는 "이제 승리를 거뒀으나 앞으로는 더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조이뉴스24 고척=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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