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2주 연속 '나 혼자 산다' 녹화에 불참했다.
지난 27일 MBC 예능연구소 측은 공식 SNS를 통해 최근 진행된 MBC '나 혼자 산다' 스튜디오 촬영 현장 스틸 컷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박나래와 장도연, 헨리, 이장우, 손담비, 이시언의 모습이 담겼다.
기안84는 지난 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개인 스케줄을 이유로 녹화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안84의 하차 여부와 관련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제작진의 고민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기안84는 최근 웹툰 '복학왕'이 여성혐오로 비판을 받으면서 '나 혼자 산다'까지 역풍을 맞고 있다. 논란이 있고 난 후 지난 14일 방송된 '나 혼자 산다'의 곽도원 편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날 녹화분은 논란 직전 촬영된 것으로, 지난주 방송분에는 기안84가 출연하지 않았다.
기안84는 지난 11일 네이버 웹툰을 통해 공개한 '복학왕' 304화의 내용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회차에서 여자 주인공 봉지은은 회식 자리에서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 스펙, 노력 그런 레벨의 것이 아닌"이라며 큰 조개를 배에 얹고 깨부수었다. 이에 40대 노총각 팀장은 봉지은을 곧바로 채용했고, 이후 노총각 직원은 봉지원은 "만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독자들은 봉지은이 노총각 직원과 성관계를 가짐으로써 직원으로 최종 합격했음을 암시했다고 지적했고, 여혐 논란이 불거졌다.
기안84는 지난 13일 문제의 그림을 수정하고,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다시금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안84가 잇따른 논란을 일으킨데 대한 대중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만화가들과 웹툰협회까지 나서면서 논쟁의 대상이 됐다.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만화계성폭력대책위원회 등 8개 단체는 기안84 작품의 네이버 연재 중단을 요구했다.
반면 제1대 세계웹툰협회 회장을 역임한 만화가 원수연씨는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 작가들이 같은 작가의 작품을 검열하고 연재 중단 시위를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만화계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 "여성 단체들과 결을 같이하고 있는 이들의 연재 중단 운동은 만화 탄압의 역사. 투쟁해 쟁취한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거꾸로 돌리려는 행위이며 암흑기를 다시 오게 하려는 패륜적 행위다"라고 비판했다. 웹툰협회 역시 지난 24일 작가에 대한 비판은 받아들이지만 작가 퇴출이나 연재중단 요구는 '파시즘'이라는 입장을 냈다.
그간 기안84는 '나 혼자 산다'에서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솔직함과 자유분방한 입담으로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 4년째 프로그램을 지키고 있었다. 박나래, 성훈, 이시언 등 멤버들과도 탄탄한 팀워크와 케미를 보여주며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게다가 기안84의 이번 논란은 모두의 손가락질을 받을 만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제작진도 하차를 쉬이 결단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다만 '나 혼자 산다'가 시청자들의 정서적 공감대가 중요한 프로그램인 것을 감안했을 때, 기안84를 둘러싼 불편한 시선이 계속 된다면 제작진도 입 닫고 결정을 미루기는 어려워보인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