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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박지선, 긍정 에너지 '엘리트 희극인'…서른여섯 이른 이별 '비극'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다재다능한 희극인 박지선이 하늘의 별이 됐다. 엘리트 개그우먼으로 신인 시절부터 주목받았던 박지선은 서른여섯,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과 등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지선은 2일 오후 1시 44분께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해왔던 박지선인 만큼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방송 관계자들은 물론 대중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개그우먼 박지선이 2일 모친과 함께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박지선은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고려대 출신의 '고학력 엘리트 개그우먼'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재능은 비단 학력만이 아니었다. 피부 질환으로 인해 화장을 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도 그는 당당했다. 몸에 배인 개그감각은 물론, 어떤 슬프고 힘든 상황도 웃음으로 승화해 내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박지선은 2009년 대한민국영상대전에서 포토제닉상을 받은 뒤 "나는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다.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렇게 생긴 얼굴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지 않으냐"고 높은 자존감을 보여줬다.

이같은 그의 능력은 SNS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그의 SNS 글은 폭발적인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SNS 개그의 소재는 대부분 그의 어머니였다.

박지선은 희극인으로 정점을 찍었다. 데뷔해인 2007년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 신인상을 받았고, 이듬해 여자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는 같은 시상식의 여자 최우수상까지 연달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2011년에는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희극인 상까지 거머쥐었다. 그는 "참 쉽죠잉?" 같은 유행어를 남겼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테이스티 로드' '엔터뉴스 연예부'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던 박지선은 2011년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으로 연기 도전에 나섰다.

박지선은 2011년 인천에서 열린 '열정樂서'에서 "나는 피부 트러블이 심해 분장을 할 수가 없다"며 "또 햇빛 트러블도 있다"고 콤플렉스를 고백했다. 하지만 곧 이어 "하지만 피부 트러블 때문에 '하이킥3'에 출연할 수 있었다"라고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한 사연을 공개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하이킥3'에서 박지선은 햇빛 트러블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2012년에는 라디오 DJ로도 활약했다. 개그맨 박영진과 함께 SBS러브FM '박영진 박지선의 명랑특급'을 1년반 가량 진행한 것. 그는 SBS 연예대상 러브FM부문 라디오DJ 상을 수상하며 "라디오를 시작할 때 청취율 90등으로 시작했는데 얼마 전 50위를 했다. 1등 같은 50위였다"며 "올라갈 곳이 있어 행복하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긍정에너지' 박지선다운 소감이었다.

이후 박지선은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 '송은이 김숙의 영화보장' '고양이를 부탁해' 등에서 진행자로 활약했다. 각종 방송 제작발표회와 가요 쇼케이스 진행자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최근에도 가요계와 방송계 관계자들의 섭외연락이 이어졌지만 박지선은 몸상태가 안좋아졌다며 치료 및 휴식을 위해 이를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저 없이 홀로 활동해 온 박지선은 모든 일정 정리를 스스로 해내는 '똑순이'였다. 하지만 어느순간 연락이 두절된 박지선은 2일 그의 모친과 함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2015년 EBS '지식채널e'에서 "저는 남을 웃길 수 있다는 게 제일 행복하다. 앞으로도 저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던 박지선. 그의 축복할 만한 재능을, 그의 순수하고 밝은 미소를 더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운 오늘이다.

박지선 [이윤지 인스타그램]

한편, 박지선은 생전 최고의 친구였던 어머니와 함께 발견됐다. 신고자는 박지선의 부친이었다. 현재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외부 침입 흔적과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인 규명을 위해 시선을 부검하기로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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