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또 찾아온 고비를 잘 넘겼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지난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시즌 도드람 V리그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에서 1세트를 먼저 내줬다.
KGC인삼공사는 주포 디우프(이탈리아)를 앞세워 화력 대결에서 흥국생명을 앞섰다. 반면 흥국생명은 세터 이다영과 주 공격수인 김연경, 이재영, 루시아(아르헨티나) 사이에 손발이 잘 맞지 않으면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강했다. 2세트부터 반격 고삐를 바짝 당겼고 세트를 만회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3, 4세트를 연달아 가져가며 3-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세트가 승부처가 됐다. 듀스로 맞서고 있던 25-25 상황에서 KGC인삼공사 박은진이 서브 범실을 해 흥국생명이 26-25로 세트 포인트를 앞뒀다. 이어진 랠리에서 흥국생명이 웃었다.
베테랑 미들 블로커(센터) 김세영이 상대 센터 한송이가 시도한 오픈 공격을 가로막아 27점째를 만들며 세트를 따냈다. 흥국생명은 이때 분위기와 흐름을 가져갔고 3, 4세트를 연달아 획득하는 발판이 됐다.
흥국생명은 이로써 올 시즌 개막 후 10연승으로 내달렸다. 김연경이 팀내 최다인 20점을 올렸고 이재영과 루시아가 각각 18, 11점씩으로 뒤를 잘 받쳤다. 이다영도 블로킹 2개와 서브 에이스 하나를 포함해 5점을 올리며 공격형 세터로 자신의 가치를 보였다.
흥국생명은 이제 또 다른 기록 경신을 앞두고 있다. 오는 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GS칼텍스와 홈 경기에서 이길 경우 V리그 여자부 역대 최다 연승 신기록 주인공이 된다.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지난 시즌에 걸쳐 연승을 14경기째로 늘렸다. 이는 2009-10시즌 GS캍텍스가 기록한 14연승과 동률이다.
GS칼텍스는 당시 외국인선수 교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브(도미니카공화국)의 부진으로 시즌 개막 후 하위권에 자리했지만 데스티니(미국)를 이브 대신 영입한 뒤 14연승으로 내달렸다.
GS칼텍스는 16승 12패를 거두며 리그 3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흥국생명이 5일 경기에서 승리하면 15연승으로 해당 기록을 경신한다.
두팀의 맞대결은 또 다른 이유로 이슈가 된다. 2라운드 맞대결이던 지난달(11일) 경기 때문이다. 당시 풀세트 접전 끝에 흥국생명은 GS칼텍스에 3-2로 이겼다.
흥국생명 입장에선 올 시즌 개막 후 첫 패배를 당할 수 있던 위기를 벗어났다. 그런데 5세트 14-14 상황에서 김연경이 시도한 공격을 GS칼텍스 권민지가 블로킹으로 잡아냈다.
김연경은 랠리 종료 뒤 네트를 잡고 끌어내렸다. 당시 판정을 두고 논란이 됐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김연경의 행동이 비매너 플레이라고 인정될 경우 주심이 경고를 줬어야한다는 입장과 단순히 감정 표현일 뿐이라고 볼 경우 경고를 안 주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 맞섰다. 팬들 사이에서도 상황 해석이 달랐다.
후폭풍은 이어졌다. 당시 경기 주심을 맡은 강주희 심판에 대해 한국배구연맹(KOVO)은 제재 처분을 내렸다. 강 심판은 공정하지 못한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김연경의 행동에 대한 규칙 해석과 적용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KOVO는 지난 2일 김용일 경기운영본부장의 사임 소식을 전했다. 김 본부장은 하루 앞선 1일 사의를 표명했다. KOVO는 "경기운영본부의 조직관리 문제점에 대한 책임을 졌다"고 설명했다.
KOVO가 에둘러 표현했지만 사임 배경에 결정적인 원인으로는 2라운드 두팀의 맞대결을 꼽을 수 있다. GS칼텍스는 시즌 개막에 앞서 충북 제천에서 열린 컵대회 결승전에서 흥국생명을 꺾은 경험이 있다. 1, 2라운드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지만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았다. 여러모로 관심이 모아지는 5일 맞대결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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