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몸 뿐만 아니라 마음도 '산후조리'되는 이야기로 힐링을 전하고 싶었어요."
tvN '산후조리원' 박수원 PD가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전했다. 지난달 종영한 '산후조리원'은 오로지 출산한 여성들만 출입할 수 있는 산후조리원에서의 2주간 이야기를 다룬 작품. 엄지원, 박하선, 최리, 장혜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구멍없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호평 속에 마무리됐다.
드라마 종영 후 서면 인터뷰로 만난 박 PD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한번도 주목하지 않은 공간이라는 점에서 신선했다. 이제 막 엄마가 된 각양각색의 여자들이, 여러 사연을 갖고 함께 머무는 곳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산후조리원을 주목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누군가는 처음이라 혼란스럽고, 누군가는 슬픈 사연을 갖고 입소하는 이 곳에서 몸과 마음이 산후조리 되는, 그래서 보는 사람도 힐링되는 드라마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 PD는 아직 출산을 경험해보지 않았다. 이는 곧 산후조리원이라는 공간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산후조리원에 들어가본 적 조차 없을 터. 이렇게 산후조리원이 낯선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기 위해 박 PD는 다양한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그는 "엄마들의 고민을 사소하게 보이게 하고 싶지 않았고, 혹여 시청자가 조리원을 가본 적이 없고 관심이 없어도, 드라마에 몰입되고 같이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기 위해 리얼한 공감대에 기반을 둔 코믹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라며 "아기를 안고 나올 때 처음 부모가 된 마음을 재난영화처럼 다룬다던지, 출산후 복잡한 마음을 쌈바로 추는 씬처럼 시청자가 직접 겪지 않아도 정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에서 산후조리원 원장은 "임신은 고달프고 출산은 잔인하고 회복의 과정은 구차하다"고 말한다. '산후조리원'은 출산 후 엄마들의 혼란스럽고 복잡한 심경, 엄마가 되면서 달라지는 다양한 변화들을 코믹하고 때론 오싹하게 담아낸다. 매회 미스터리한 궁금증을 심어놓고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인것도 흥미를 더했다.
박 PD는 "출산의 고통만 크게 이야기하지 그 이후에 대해선 아무도 이야기를 해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라며 "마냥 미화되는 모성애 뒤에 엄마들의 눈물과 자신에 대한 자책, 괴로움이 있다는걸 이전엔 몰랐다. 저 역시 새롭게 알게된 부분이기 때문에 같이 이야기하고 오픈해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4주간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긴 '산후조리원'은 8부작의 아쉬움을 남기고 끝이 났다. 적지 않은 시청자들은 '산후조리원' 시즌2 제작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PD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까지 나오진 않았지만 시즌2를 선보인다면 '산후조리원'의 DNA를 훌륭하게 이어받은 이야기가 되기를 같은 마음으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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