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디즈니·픽사 '루카'가 이제껏 보지 못했던 특별한 바다 괴물 캐릭터를 통해 상상력의 나래를 펼친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21일 오전 진행된 영화 '루카'(LUCA) 화상 컨퍼런스를 통해 '루카'의 제작 과정과 함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밝혔다.
영화 '루카'는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 마을에서 두 친구 '루카'와 '알베르토'가 바다 괴물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아슬아슬한 모험과 함께 잊지 못할 최고의 여름을 보내는 감성충만 힐링 어드벤처다.
'루카'는 바다 밖 세상이 궁금하지만 두렵기도 한 호기심 많은 소년이다. 자칭 인간세상 전문가 '알베르토'와 함께 바다 밖 세상의 신나는 모험을 감행하지만, 물만 닿으면 바다 괴물로 변신하는 비밀 때문에 매 순간 위기를 맞이한다.
이 같은 바다 괴물 캐릭터는 이탈리아의 어부들 사이에서 전해지던 지역 전설 속 바다 생물체 이야기와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유년 시절의 상상에서 출발했다.
이탈리아 리비에라 항구 도시 제노바에서 태어나 자란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제가 12살에 베스트 프렌드를 만났다. 저는 수줍음 있고 내향적인데 그 친구는 외향적이고 장난꾸러기다. 그 친구 덕분에 성장했다. 안주하는 삶을 깰 수 있게 도와준 친구였다"라고 말했다. 또 "정말 열정적이고 호기심 많고 도전하기를 좋아하는 친구였다. 그 친구를 통해 제가 위험을 감수하는 법을 배웠고 용기있게 도전하는 걸 배웠다. 그래서 오늘날의 제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성장하고 자아를 찾는데에 우정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저와는 너무 다른 친구라서, 어떤 부분이 닮고 다른지를 알게 되면서 나에 대해 알게 됐다"라며 "이 영화를 본 관객이 어른이라면 옛 친구가 생각나서 전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길 바라고, 어린이라면 옆에 있는 친구를 고맙게 생각하고 친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또 그는 "배경인 이탈리아는 제 고향이기도 하지만, 이탈리아 여름 해변엔 특별함이 있다. 그 곳만의 찬란함이 있다"라며 "자연적, 지리적으로 절벽도 많이 솟아있고 아이들이 바다로 뛰어든다. 그런 경험들을 다 녹여내고 싶었다. 음식, 음악, 아름다운 경관 등 이탈리아의 모든 것에 대한 저의 찬사가 들어간 러브레터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서정적인 작품에 영감을 받아 이번 작품을 만들었다고. 그는 "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과 같이 자랐다. 너무 좋아했는데, '미래소년 코난' 시리즈를 즐겨봤다"라며 "오마주를 하고 있다. 코난이 친구에게 힘을 받아서 모험을 하는데 이것이 영화에 녹여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야자키 작품을 좋아하는 건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점이다. 주변의 모든 사물, 작은 거라도 자연을 바라보는 눈이 경의에 차있다. 아이가 빼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너무 좋다"라며 "그런 것을 표현하는데 바다 괴물이 완벽한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의에 찬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서정적인 비주얼에 대해서는 "실제 회화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아이들의 장난기도 따사로운 색감과 터치로 그리고 싶었다.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동화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좀 더 강화하고 싶었다"라며 "CG로 하다보면 디테일이 드러나고 사실적으로 표현이 된다. 그래서 좀 더 단순화시키고 스타일을 가미해 그 시대에 완벽히 몰입하고 그 세상에 들어간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비유하자면 소설보다는 시를 쓰고 싶었다"라고 '루카'만의 특별한 표현법을 밝혔다.
바다 괴물의 변신 장면도 흥미 포인트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그는 "물을 맞으면 그 부분만 원래 모습으로 보이는데 재미있는 리스크가 된다. 물을 떨쳐내면 다시 인간으로 변신하는 것을 재미있게 만들 수 있도록 고민했고 그래서 그 부분을 세심하게 지켜봤다. 자연에서 착안을 했지만, 묘사는 마법의 가루를 뿌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바다 괴물 캐릭터지만 아이다. 어린 시절 저는 잘 섞이지 못하고 제 자신이 못났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친구와 마음이 맞았지만 둘 다 아웃사이드였다. 꼭 지켜야하는 비밀을 가진 바다 괴물이라는 설정이 10대 초반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느꼈다"라며 "또 저는 제가 보는 것 말고도 더 많은 것이 있고, 못 보는 무언가가 있을거라는 호기심이 있었다. 캐릭터의 움직임을 위해 이구아나를 관찰했다. 문어의 위장술, 이구아나의 움직임, 인간의 움직임을 잘 섞어서 만들어낸 캐릭터다. 디자인은 자연에서 따온 것도 있지만 고대 지도에서 찾은 그림에서 따온 것도 있다. 꼬리나 물고기 등지느러미가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다 볼 정도로 한국 영화 팬이라고 밝힌 그는 "팬데믹 상황에서 따로지만 다 함께 작업을 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면서 '루카'는 빛이였다. 이 빛을 여러분들과 같이 공유한다는 즐거움도 있다. 저희가 느낀만큼 느끼시길 바란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루카'는 6월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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