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한마디로 과하다. 공포에 의미까지 부여하려다 결국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됐다. 시리즈 명성에 오점이 된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다.
고교시절의 기억을 잃은 은희(김서형 분)는 광주에 위치한 모교에 교감으로 부임한다. 자진해서 학생들의 상담을 맡겠다고 나서지만 주변 반응은 좋지 않다. 그러던 중 알 수 없는 환영과 환청에 시달린다. 문제아로 내몰린 하영(김현수 분)은 홀리듯 들어간 학교의 폐쇄된 장소에서 귀신 소리를 듣게 된다. 은희는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그 장소에서 잃어버렸던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한다.
무려 12년 만에 돌아온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감독 이미영)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은희의 모교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학생이 아닌 은희의 이야기가 큰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기존 학교 공포물들이 그랬듯 학교 안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목숨을 저버린 학생들에 얽힌 소문이 다른 학생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폐쇄된 장소에서는 귀신이 나온다며 긴장감을 형성한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모교'는 '여고괴담' 시리즈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식상한 전개와 특별할 것 없는 캐릭터들로 공포를 싹 지워버린다.
성적 만능주의, 성범죄 등 예민한 사회 문제를 다루면서 결국 은희가 맞서 싸우는 이는 귀신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극 후반부에 등장하는 은희의 과거는 광주하면 떠오르는 가슴 아픈 역사와 마주하고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여자 학생들의 아픔을 잊지 않고 직시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그 자체로 보면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호한 결말과 희미한 공포감은 '여고괴담' 시리즈 특유의 분위기와 스릴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서형의 연기는 흠 잡을 데 없다. 교감으로 부임하던 극 초반과 하영을 구하려 돌진하며 진실을 알아가는 후반, 전혀 다른 사람인 듯 연기하며 감정을 고조시킨다. 큰 파동을 일으키는 김서형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칭찬이 아깝지 않다. 실제 공포 영화를 못 보고, 촬영하는 동안에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힘이 들었다는 김서형의 남다른 연기 열정을 짐작하게 한다. 그래서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의 완성도가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6월 17일 개봉. 러닝타임 108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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