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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여자는 자격에 맞는 가방을 가져야 한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제품의 가격을 7월부터 8~14% 인상할 것을 알린 후 롯데 백화점 앞에는 개점 전부터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오픈런(open run) 행렬을 볼 수 있었다.

샤넬은 디자이너 가브리엘 보뇌르 샤넬(Gabrielle Bonheur Chanel, 1883~1971년)가 26세의 나이로 1909년에 파리에 첫 가게를 연 것이 시초다. 독특하고, 남다른 창의력으로 항상 패션계를 놀라게 해 온 그녀의 작품은 헤아릴 수 없으며 그 중 1921년 향수 Chanel No. 5는 올해로 100년을 맞이 한다. '저녁의 도취' '봄의 욕망'과 같은 시적인 표현이 향수의 이름으로 사용되던 그 당시 번호를 붙인 No.5 와 심플한 사각형 모양의 향수 병은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롯데백화점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늘어선 고객들.
롯데백화점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늘어선 고객들.

샤넬을 이어온 수 많은 거장 중 85세의 나이로 2019년에 별세한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를 꼽을 수 있다. 한글을 특히 좋아한 독일 태생의 칼 라거펠트는 천재적인 디자이너로 샤넬(Chanel), 팬디(Fendi), 본인 이름을 딴 브랜드 칼 라거펠트까지 3가지의 브랜드를 총괄하는 디자이너였다. 1980년대 샤넬이 영입되면서 3년 후인 1983년 1월 샤넬 오트 쿠튀르(Chanel Haute Couture) 컬렉션 데뷔 무대를 통해 칼 라거펠트가 죽은 샤넬을 환생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데뷔 때부터 지금의 샤넬 제국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그의 패션 또한 독특했다. 흰 백발의 포니 테일(ponytail)을 고수하면서, 항상 검정색 선글라스를 착용했으며, 슬림(slim) 한 검정색이나 흰색의 양복을 즐겨 입었다. 2000년대 초반 디올옴므(Dior Homme)의 슬림 핏(Slim fit) 양복을 입기 위해 무려 42kg을 감량하기도 했다. 셔츠는 클래식한(Classic) 하이 칼라(high-collar) 셔츠에 넥타이의 매듭은 언제나 윈저노트(Windsor Knot)를 매고 약간 느슨하게 풀어 논 스타일이 자유분방함과 클래식한 미의 조합과, 검정색 가죽 장갑을 끼어 약간의 퍼프 함까지 보이는 그의 패션은 라거펠트 만의 시그니쳐(signature) 패션이 됐다.

원저 노트는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린 영국 왕 에드워드 8세(후일 윈저 공)의 이름에서 유래됐으며 넥타이의 매듭 부분이 큰 것이 특징이다. Windsor 공이 주로 이러한 매듭을 주로 했다고 하여 원저 노트 라고 불린다. 노트(knot) 는 매듭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아마 영어를 배운 분들은 'tie the knot'(결혼을 하다) 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드라마나 영화에서 들어 봤을 것이다. 예전에 혼수 품 중 침대를 직접 만들어 보냈는데, 다 만들고 나면 매듭을 지었다는 것에 유래돼 tie the knot 가 '매듭을 짓다'의 직역도 있지만 '결혼하다'라는 의역도 있다.

도전 정신, 연구하는 노력, 패션의 한 획을 그은 창시자인 코코 샤넬과 그의 명성을 이은 라거펠트의 작품을 더 이상 볼 수는 없지만 그들이 남긴 명언들은 샤넬 제품을 사려는 긴 행렬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Those who create are rare; those who cannot are numerous. Therefore, the latter are stronger."(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사람들은 드물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그러므로 후자가 더 강한 것이다.) By Chanel

"A woman has the age she deserves."(여자는 자격에 걸맞는 나이를 갖는다.) By Gabrielle Chanel

"Fashion fades, style remains the same"(패션은 사라지지만 스타일은 영원하다) By Gabrielle Chanel

"Vanity is the healthiest thing in life."(자만심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건강한 것이다) By Karl Lagerfeld

자기애, 자존감, 자신감, 자만심(?)은 단순히 가방 하나에서 나오기 보단 "진정한 패션은 진정한 자기 표현에서 비롯된다"(True fashion is born out of genuine self-expression.)

간단히 말하자면 "여자는 자격에 맞는 가방을 가져야 한다"(A woman has the bag she deserves.)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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