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조인성이 '안시성' 이후 3년 만에 '모가디슈'로 돌아왔다. 어느 새 40대가 되어 더욱 깊어지고 원숙해진 연기를 보여주는 조인성이 반갑기만 하다.
'모가디슈'(감독 류승완)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다.
조인성은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관의 강대진 참사관을 맡았다. 안기부 출신으로 대사관 직원들을 감시 및 관리하는 역할로 대사관 직원들을 견제하면서도협조해야 할 때를 아는 눈치 빠른 인물이다. 모두가 우왕좌왕 하고 있을 때 날카로운 판단력으로 고립 상황에서 안전을 도모하고, 불꽃 같은 추진력으로 탈출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기도 한다.
그간 하나의 극을 중추적으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많이 맡았던 조인성은 이번 '모가디슈'에서 김윤석, 허준호, 구교환 등과 환상적인 연기 앙상블을 완성했다. 그런 지점에서 '모가디슈'는 조인성의 연기 인생에서 특별한 지점을 차지하는 작품이다.
그는 최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김윤석, 허준호라는 큰 거목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가진 몫을 다하면 되는 거였다. 연기 외적으로는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을 나눠 가질 수 있어서 마음이 훨씬 가벼웠고, 더 객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거목이 계셔서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고, 덕분에 후배들 연기가 빛을 발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김윤석, 허준호를 향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또 조인성은 "해외 올 로케이션이 처음이라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고 난 뒤인 지금은 두려움이 덜해졌다. 끝을 알면 두려움이 적어진다고 하는데, 경험을 했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다음에도 로케이션을 후배들과 하게 되면 그땐 제가 이끌어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라고 경험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앞서 조인성은 작은 역할이라도 일원이 되는 작품에 임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모가디슈'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는 "주인공도 멋지지만, 영화 속 캐릭터가 좋고 배우의 몫을 다한다면 앙상블을 통해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며 "물론 주연이 되어서 작품을 이끄는 것도 하지만, 캐릭터가 괜찮다면 그런 역할을 통해서 영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일원으로서 움직여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또 그는 "(단독 주연작이) 심적으로 무거웠다. 저에게 주는 압박감이 있다. 그걸 안 느끼는 것도 이상한 위치고, 책임감도 있지 않나"라며 "그 부담을 풀어내고 가벼운 상태에서 연기하는 건 무엇일까 생각할 때 '모가디슈'가 들어와서 용기를 냈다"라고 덧붙였다.
현 충무로는 30~40대 배우들이 중심이 되어 활약을 하고 있다. 그만큼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된다. 조인성 역시 이를 인정하면서도 "저는 경쟁하지 않는다. 절 위해 연기를 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라며 "지금에 만족한다. 열정이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고 이렇게 활동을 하다 보니 얻는 편안함이 있다. 선배들, 후배들과 자주 어울릴 수 있는 위치가 됐고, 후배들이 겪어야 할 일들을 제가 경험해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입장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인성은 최근 유튜브 채널 'ODG'에 출연해 연기에 대한 부담을 솔직하게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연기는 언제나 제로값이다. 해도 해도 새롭고 어렵다. 전에 내가 했었나 싶을 정도로 제로값에 놓인 상태로 연기한다"라며 "하지만 넥스트는 공평하다. 전작이 잘 됐다 하더라도 넥스트를 맞이하게 되고 극복해야 한다. 잘 됐다고 해서 들뜰 이유가 없고 안 됐다고 해도 상심할 필요가 없다. 이번에 잘 됐다고 해도 다음에도 잘 된다는 보장이 없다. 그게 제로값이다. 배우는 넥스트와 만나는 일인 것 같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예전엔 제 연기가 많이 과했던 것 같다. 깎이고 깎이다 보니까 지금이 된 거 같은데, 처음부터 잘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교만했을 거다. 깎이고 깎여서 알맹이가 나오는 지점까지 최선을 다하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제가 가진 최선은 다했으니까.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거다. 이렇게 원숙함이 생기는데 이게 나이가 주는 보상인 것 같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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