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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술도녀' 한선화 "연기하며 '현웃'…영혼 탈탈 털었다"


"실제로 혼술 즐겨, 술 미리 배워두길 잘했죠"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제 영혼 탈탈 털었어요."

소개팅남 앞에서 오물오물 닭발을 싹 발골하고, 직장 동료들 앞에서 "소맥을 영양가 있게 말아주겠다"며 '골프샷 소맥말기' 기술을 보여준다. 언제나 하이톤과 오버 텐션, 초긍정 마인드를 탑재한 그녀는,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예쁜 돌아이'였다. 고민과 걱정이 컸던 캐릭터였지만, 한선화는 자신의 영혼을 탈탈 털어 '인생캐'를 완성했다.

한선화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 종영 인터뷰를 갖고 작품을 마친 소회를 들려줬다.

한선화가 드라마 '술꾼도시 여자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키이스트 ]

한선화는 "뜨거운 관심과 큰 사랑을 받게 되서 얼떨떨 하다. 감사하기도 하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좋다"라며 "좋은 결실을 맺고 나니까 안도감이 들고 뿌듯하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인기를 묻자 "SNS에 들어가면 저희 드라마 장면들이 쏟아진다. 이렇게 짤이 많았던 드라마는 처음"이라고 활짝 웃었다.

최근 종영한 '술꾼도시여자들'은 미깡 작가의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하루 끝의 술 한 잔'이 신념인 동갑내기 세 친구의 일상을 그린 작품. 한선화는 친구들과 술잔을 부딪치며 분위기를 이끄는 요가 강사 한지연 역을 맡았다. 청초한 외모 뒤에 반전 백치미와 '미소'(미지근한 소주)를 즐기는 진정한 주당으로 웃음의 팔할을 책임졌다.

지연은 지금까지 한선화가 보여왔던 캐릭터들과 결이 다른 인물. 겁이 나면서도 욕심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처음 대본을 받고 재미있었는데, 감독님이 확고하게 원하는 텐션과 톤이 있어서 자신이 안 생겼어요. 이 역할을 못할 것 같다는 걱정과 고민이 있었죠. 작가님은 본인 친구들 이야기를 썼다 보니까 저에게 원하는 모습, 성대모사까지도 요구했는데 '만만치 않구나' 싶어 버거웠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욕심이 생겼어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이겨내려고, 준비를 많이 했죠. 지연이가 내뱉는 대사를 보면 메시지 전달보다 캐릭터성이 진하고 극에 재미를 부여하잖아요. 악의가 없고 사랑스러워요. 그 발란스를 맞춰야 했어요."

예능 속에서도 구김살 없는 성격과 밝은 매력을 보여준 적 있었지만, 드라마는 또 달랐다. 그는 "설사 예능에서 밝은 텐션 이미지를 보였다고 한들 연기로 끌고 오는게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라며 "지연이를 연기하는 데 있어 센스와 감각으로 중도를 잘 지켜야했고, 순발력이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실감나는 연기 탓에 '한선화의 싱크로율'을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았다. 한선화는 "반반"이라고 말했다.

"장례식장 장면에서 지연이의 사적인 아픔이 보여지거나, 남자를 만날 때도 '과거는 과거일 뿐이잖아. 현재가 중요하지'라며 확고한 철학이 보여져요. 그건 경험하면서 만들어진 철학일거에요. 상처도 있고 버림도 받았을 것 같아요. 그런 장면이 있어서 이 연기를 하고 싶기도 했어요. 해맑은 역할이기만 했으면 입체적이지 않았을 것 같아요. 마냥 가볍지 않고 다른 사정이 있고, 또 자기 주관이 있는 인물인데 그런 것을 보면 닮기도 했어요. 대중들이 저를 밝게 생각해주는 면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다크성도 갖고 있죠."

"지연이는 긍정적이고 당당해요. 어떤 상황도, 본인이 가진 센스로 중도를 지키니까 부럽기도 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현웃 터진 적도 있죠. 예를 들면 명예훼손죄인데 명예파손죄라고 한 것도 그렇고. 개성있는 대처법을 터득한 인물인데, 그렇게 되기까지 어떠한 과정이 있지 않았을까. 기특해요."

한선화가 드라마 '술꾼도시 여자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키이스트 ]

드라마는 술에 진심인 세 친구들의 일상이 담겼다. 예능작가 안소희와 요가 강사 한지연, 종이접기 유튜버 강지구는 하는 일도 성격도 다르지만, 술로 하나가 됐다. 기분이 좋을 때도, 속상할 때도, 화나거나 민망한 일이 생길 때도 늘 술과 함께였다.

실제로 술을 적당히 즐길 줄 안다는 한선화는 "술을 잘 배운 것 같다"고 웃었다. 21살 때는 소주 모델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진즉부터 술과는 인연이 있었다.

"기쁠 때도, 힘들 때도 술을 찾게 되는 것에 공감했어요. 술의 마법을 알고 있죠.(웃음) 제가 참 술을 잘 배웠구나 생각을 했어요. 24살 때 술을 처음으로 마셨어요. 혼술도 하고 사람들 만나 시끌벅적하게도 마시고. 촬영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맥주 한 잔 따라놓고 알딸딸한 기분으로 잘 때도 많았어요. 술을 맛있게 먹는 제 모습을 보면서 '잘 마셨구나' 싶었어요. 촬영할 때 술을 한 모금 마시기도 했지만 사실 소주는 거의 물이었고 맥주는 논알콜이었어요. 제가 맨물을 맛있게 먹었어요. 술을 먹어본 사람들만이 아는 감칠맛을 알거든요."

각종 현란한 기술들이 쏟아지는 이번 드라마에서 제법 술을 마셨다는 한선화도 '술의 신세계'를 경험했다. 그는 "그렇게 마셔본 적이 없다. 술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왔는데, 배운 기술들은 필요한 타이밍에 썼다. 동구밖 과수원길' 하는 것도 회오리 기술 넣어보면 어떨까 애드리브를 했다. 홀인원 기술도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술을 같이 마시자는 사람들이 많은데, 기술 보여달라고 할까봐 무서워 피해다닌다"고 웃었다.

'술꾼도시 여자들'은 힘든 일이 있을 때 한걸음에 달려와주는 세 친구들의 우정으로도 따뜻함을 안겼다. 이선빈, 정은지와는 실제로 '찐친'이 됐다.

"이선빈, 정은지 모두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났어요. 성격이 털털해서 빠른 시간 안에 잘 친해지고 좋은 호흡을 나눌 수 있었어요. (이)선빈은 도시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정말 귀여웠어요. 강단있고 리더십도 있고요."

한선화에게도 실제로 이런 친구들이 존재할까. 그는 "술 한 잔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 힘들 때 함께 해줄 친구들이 있다.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지구가 달려오는 장면을 보는데 감동적이고 눈물 나더라. 그렇게 빠르게 달려오는 친구들은 없을 것 같다"라며 드라마 속 친구들에 대한 부러움도 전했다.

한선화가 드라마 '술꾼도시 여자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키이스트 ]

2009년 걸그룹 시크릿으로 데뷔한 한선화는 이후 연기자로 변신,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인생캐'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한선화는 그 어느 작품도 허투루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술꾼도시 여자들' 직후 촬영을 마친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 역시 같은 마음으로 임했다고.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들을 똑같은 마음으로 했어요. 한지연이라는 인물을 특별나게 한 것이 아니라, 모든 캐릭터를 애정어린 마음으로 연기해왔어요. 앞으로도 들뜨지 않고 똑같이 하려고 해요. '술도녀' 끝나고 '교토에서 온 편지'를 바로 했는데, 지연이와는 극과 극의 인물이에요. 이 친구로 살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술도녀'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은 가슴에 새기고 (인기에) 취하려지 않으려고 합니다."

한선화는 지난 9월 개봉된 '영화의 거리'에 이어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도 크랭크업 했다. 올해 부지런히 달려온 그는 "'술도녀'로 기대하지 못한 관심과 사랑을 받은 것 같아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라며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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