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2022년 상반기에는 크고 작은 연예계 이슈들로 방송가가 시끄러웠다. 국민 예능으로 사랑받던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정치인의 갑작스러운 출연으로 기근이 흔들렸고 KBS에서 5년 만에 선보인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은 말 학대 논란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이 외에도 크고 작은 이슈들이 방송가에 먹구름이 드리우게 했다.
◆ 국민 예능 '유 퀴즈', 단 한 번의 실수로 이미지 실추
4월 초 갑작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식 한 달을 앞두고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 퀴즈')에 출연한다는 것. 지난 4월 13일 윤 당선인은 2차 내각 인선안을 발표한 직후 녹화장으로 이동했고 이날 오후 경 녹화를 마쳤다. '유 퀴즈' 측은 "다음 주 방송된다"라며 짧게 의견을 전달했다.
이후 여론이 들끓었다. 길거리에서 시민을 만나는 콘셉트로 시작한 '유 퀴즈'에 정치인이 출연한다는 것은 프로그램의 취지와도 맞지 않으며 특정 목적을 갖고 출연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많은 시청자가 '유 퀴즈' 시청자 게시판에 불만이 담긴 의견을 게재하며 윤 대통령의 출연을 반발했고 이에 '유 퀴즈' 측은 매주 언론에 배포하던 보도자료, 방송 전 선공개 영상, 예고편 등 아무런 홍보를 하지 않은 채 방송을 강행했다.
우여곡절 끝에 전파를 탄 윤 대통령 출연 분은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은 평소와 다르게 성의가 없다고 느껴지는 편집과 내용으로 불만을 토했고, 당선인과 반대의 진영에서는 프로그램의 의미가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형평성 논란도 일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김부겸 전 국무총리, 이재명 국회의원도 '유퀴즈' 출연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지만 윤 당선인은 전파를 탔다는 것에 더욱 거센 반발이 일었다.
이에 제작진 측은 윤 당선인 다음 회차분에서 '나의 제작 일지'라며 제작진의 심경을 담은 자막을 삽입,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다시 시청자 게시판에 약 300개 이상의 글을 게재하며 "누구의 꽃밭이었냐", "중립성을 짓밟은 건 누구냐", "사과를 먼저 해야 했다"라고 분노를 토했다.
윤 대통령 출연 당시 기록했던 시청률은 4.4%. 다음 회차에서 더 하락해 3.3%를 차지했고 이후 가수 임영웅의 출연으로 5.5%까지 올랐으나 여전히 3%대에서 4%대 초반이 성적을 오르내리며 고전 중이다.
◆5년 만에 선보인 대하사극, 동물 학대 논란으로 비상 걸린 '태종 이방원'
KBS가 야심 차게 선보인 대하 사극 '태종 이방원'은 지난해 말부터 동물 학대 논란이 불거졌다. 7회 방송분에서 이성계(김영철 분) 낙마 신을 위해 말의 발목을 줄로 잡아당겨 고꾸라지게 만드는 영상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졌다. 해당 말 외에도 다른 말들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 측은 "말이 심각한 위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우려를 표한다"라며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부끄러운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심지어 낙마 장면으로 고꾸라진 말이 촬영 일주일 뒤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발은 더욱 커졌다.
이후 100여 개의 동물단체가 '동물 학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고 수많은 배우도 '태종 이방원' 측의 동물 학대에 "법으로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드라마의 논란은 주연 배우에게도 퍼져 하차를 주장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에 '태종 이방원' 측은 동물 학대 장면이 담긴 7회의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단했고 6주간 결방했다. 그럼에도 대중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아 '동물 학대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13만 명 이상에게 동의를 얻었다.
결국 KBS 측은 동물 학대 논란을 여러 차례 사과하고 동물의 안전 보장을 위한 제작 지침 조항을 새롭게 마련했다. 새롭게 마련한 제작 지침에는 출연 동물 보호를 위한 기본원칙을 밝히고, 촬영 전 준비단계와 촬영단계에서 지켜야 할 수칙들이 담겨있다. 드라마 연기 시 동물 종별로 제작진이 유념해야 할 세부 주의사항도 포함했다. KBS는 동물 보호 단체에 도움을 받아 제작 지침을 작성했다.
6주 만에 다시 시청자와 만난 '태종 이방원'은 시청률 하락이라는 고배를 마셨고, 마지막 회에선 11.5%로 막을 내렸다.
◆종교 폄훼-겹치기 편성 논란…삭제하거나 강행하거나
JTBC 드라마 '인사이더' 1회에서는 승려와 도박꾼이 사찰 법당에 모여 불법 도박을 벌이는 장면이 그려졌다. 승려가 판돈을 딴 뒤 '관세음보살'을 외치고 유치장에 구금되는 등 도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매우 악의적이고 노골적으로 스님을 폄훼하고 불교를 조롱하는 방송을 내보낸 것은 모든 스님에 관한 명예훼손이자 훼불행위"라고 지적하며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인사이더' 제작진의 참회, 프로그램 폐지, 재방송 송출 중단,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영상 삭제를 요구했다.
결국 JTBC 측은 해당 장면을 삭제하고 재방송과 VOD 영상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와 함께 제작진은 "제작진이 조계종단에 방문해 해당 장면과 배경이 충분히 왜곡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라며 "오해 소지가 있는 장면은 삭제, 수정해 다시 영상을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 4회에서 조계종 폄훼 장면과 관련한 사과문도 내보냈다.
SBS는 배우 임수향의 겹치기 편성과 방송 강행으로 곤혹을 치렀다.
지난 5월 SBS는 임수향, 성훈 주연의 '우리는 오늘부터'를 월화드라마로 편성했다. 앞서 MBC가 임수향을 비롯해 소지섭, 신성록이 출연하는 '닥터로이어'를 금토드라마로 확정지은 상황에서 SBS의 뒤늦은 편성은 임수향의 겹치기 출연 논란을 키우게 만든 셈이다.
이에 MBC 측은 "안쓰러운 편성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상도의를 벗어난 의사 결정"이라며 "이런 파행 편성에 우리도 피해를 봤다. 우리는 일찌감치 편성을 확정한 상태였고, SBS는 아니다. 급히 틀어진 편성을 바로잡아야 한다더라도 최소한 주연배우 겹치기 출연을 야기하는 것은 상도에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수향에게도 하지 못할 행동"이라며 "광고주, 협찬사 등에도 혼란을 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SBS 측은 "타 드라마와 첫 방송일과 방송 요일, 시간, 작품 소재도 전혀 다르므로 문제없을 거라 생각한다"라며 '오늘부터 우리는'의 편성을 변경하지 않고 강행했다.
임수향 뿐만 아니다. '왜 오수재인가'에 출연 중인 이경영 또한 '닥터로이어'에 출연해 겹치기 논란이 일었다. '왜 오수재인가'는 '닥터로이어'와 같은 시간에 방송되기 때문. 이에 '닥터로이어' 이용석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편성에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라면서도 "아무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었고, 비난할 문제는 아니"라며 작품에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결국 변경 없이 전파를 탄 '오늘부터 우리는'은 첫 방송에서 4.1% 시청률을 기록한 뒤 2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4.5%를 차지, 이후엔 하락해 3%대로 고전하다 종영했다.
◆ 출연자 논란으로 방송 불똥…음주운전 김새론-프리지아 모조품 논란
최근 방송가에서 논란을 일으킨 연예인을 보고 싶지 않다는 시청자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수용되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편집 혹은 녹화분을 전량 폐기하곤 한다. 이러한 일은 매년 일어나고, 2022년 상반기에도 어김없이 존재했다.
김새론은 지난 5월 18일 오전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그는 만취한 채 운전대를 잡아 변압기와 가로수 등을 들이받았고 이로 인해 신사동과 압구정동 일대는 약 4시간 30분 동안 정전됐다. 카드 결제 등이 되지 않아 주변 상권 일대도 손해를 입었다.
김새론은 해당 논란으로 촬영 중이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냥개들', SBS '트롤리'에서 하차했다. '사냥개들' 측은 김새론 촬영분 편집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키스 식스 센스' 9회에서 이재욱과 함께 짧게 등장해 시청자의 비난을 샀다.
이에 디즈니+ 측은 "'키스 식스 센스'는 사전 제작한 드라마"라며 "모든 콘텐츠 제작, 편집은 (김새론 음주운전) 사건 발생 전에 완료했다. 남은 11, 12회에서 김새론이 직접 등장하는 장면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청에 불편을 드린 점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드라마 뿐만 아니라 예능에도 불똥이 튄 사건이 있었다. 프리지아의 모조품 논란으로 방송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솔로지옥'에서 유튜버 프리지아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세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그는 '솔로지옥'에서 명품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힌 의상과 액세서리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고 그의 관심은 유튜브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둔갑한 프리지아의 스타일에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늘어났다. 해당 브랜드에서 판매한 적이 없는 액세서리, 의상이 영상 곳곳에서 발견된 것. 실제 판매되고 있는 제품 또한 진품과 다른 부분이 포착돼 모조품 논란에 불씨를 키웠다.
결국 프리지아는 일부 제품이 위조품이라는 것을 인정하며 활동을 중단했다. 논란이 일어나기 전 촬영했던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은 녹화분이 전량 폐기됐고 JTBC '아는 형님'은 프리지아를 통편집하지는 않았지만, 출연분이 일부 전파를 탔으나 시청률이 하락했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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