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고품격 엔터테인먼트 경제지 조이뉴스24가 창간 18주년을 맞아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2022년을 빛낸 드라마, 영화, 배우, 가수, 예능프로그램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엔터테인먼트사·방송사 재직자, 영화 및 방송 콘텐츠 제작자, 연예부 기자 등 업계 종사자 20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를 부문별로 소개한다.[편집자주]
2022년 영화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어려움을 겪던 시련이 마침내 끝나고 새롭게 도약을 나선 해였다. 영화 '범죄도시2'는 좀처럼 활약하지 못하던 국내 영화에 힘을 불어넣었고 '헤어질 결심'은 많은 이들에게 '올해의 영화'로 남았다. 또한 35년 만에 속편으로 만난 '탑건: 매버릭'은 기본에 충실한 가장 최고의 재미를 보여줘 오래도록 사랑을 받았고 배우 이정재의 연출력을 자랑한 '헌트'는 그의 다음을 기대케 했다. 이외에 '한산: 용의 출현', '공조2', '브로커' 등의 작품이 연예 관계자들의 마음에 자리 잡았다.
◆ "서서히 물드는 사람"…'마침내' 사로잡은 '헤어질 결심'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겨준 영화 '헤어질 결심'이 관계자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배우 박해일, 탕웨이의 완벽한 합, 정서경 작가와 박찬욱의 섬세한 집필, 여기에 미장센으로 방점을 찍은 연출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완벽함으로 뭉친 영화 '헤어질 결심'이 48표를 받아 2022년 연예 관계자들이 꼽은 최고의 영화로 선정됐다.
박찬욱 감독이 정서경 작가와 집필하고 연출한 영화 '헤어질 결심'은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나온 장편. 박찬욱 감독의 연출작 중 유일하게 잔혹한 폭력성, 격정적인 베드신이 없어 개봉 전부터 많은 시네필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국내에서 개봉하기 전부터 낭보를 전했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한 것. '마침내' 국내에서 공개된 '헤어질 결심'은 왜 칸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겨줬는지 이해가 될 만큼 그만의 연출색이 가득 녹아있었다.
농밀한 감정선 없이 사랑을 이야기하는 해준(박해일 분)과 서래(탕웨이 분). 솔직한 표현 대신 분위기와 눈빛, 표정으로 상대에게 스며들고 빠져드는 감정을 표현한다. 특히 극은 1,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본인의 마음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되는 장면은 극장을 쉽사리 떠날 수 없게 만드는 여운을 안긴다. 극 곳곳에 자리 잡은 화려한 미장센과 과감한 카메라 구도는 시네필들의 감성을 더욱 자극한다.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여운을 남기는 대사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아름다운 연출은 '헤어질 결심' N차 관람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급기야 '헤친자'(헤어질 결심에 미친 사람들)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극장 상영이 끝났음에도 국내 OTT 서비스 티빙에서 무한 N차를 즐기는 이들부터 대본집으로 대사 하나하나 외우는 팬까지 등장했으며 이어 출판된 영상 작업을 담은 스토리보드 북도 베스트셀러에 오른 바 있다.
'헤어질 결심'의 수상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오는 23일 열리는 제42회 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 음악상을 휩쓸면서 6관왕에 올랐다. 또한 최근 열린 제27회 춘사영화제에선 최우수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내년 3월 열리는 제95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주요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오락 영화의 진수, 영화관에서 즐기는 최상의 통쾌감 '범죄도시2'-'탑건: 매버릭'
누군가에게 '인생 작품'으로 남을 만한 영화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를 보면서 행복했고 지난날의 스트레스를 잊게 만들어준다면 그게 최고의 영화지 않을까. 2022년 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정점인 '범죄도시2'와 '탑건: 매버릭'이 이와 같은 이유로 각각 연예 관계자 42명, 40명에게 선택을 받았다.
'범죄도시2'는 2017년 개봉해 688만 명의 관객을 기록했던 '범죄도시'의 인기에 힘입어 등장한 속편이다. 배우 마동석만이 할 수 있는 거친 액션과 속이 뻥 뚫리는 쾌감, 그 속에 녹아든 유머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극장가에 활기를 띠어줬고 올해 개봉작 중 유일하게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극장을 떠나는 발길을 붙잡을 여운도, 곱씹을수록 의미를 더하는 대사도 크게 남지 않는 '범죄도시2'가 천만 명의 관객을 극장가로 이끌 수 있었던 요인은 바로 재미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좀처럼 웃을 일이 없었던 관객은 마동석만이 선사할 수 있는 시원한 액션에 통쾌감을 느끼고 그가 소소하게 던지는 애드리브로 폭소를 터트렸다. 여기에 큰 화면으로 즐기는 화려한 시퀀스,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 극 중 손석구의 모습도 '범죄도시2'의 흥행에 도움을 줬다.
영화 '탑건: 매버릭'은 네티즌 사이에서 '상업영화의 진수'로 불렸다. 예측 가능한 전개와 장면임에도 온몸을 압도하는 화려한 항공 액션신, 37년 전 원작의 부족함은 보완하고 서사는 더욱 탄탄해진 설정으로 수많은 관객을 흥분케 했다.
일반 상영관인 2D로 관람한 관객들은 특수 상영관인 아이맥스, 4D 상영관으로 N차 관람을 마다하지 않았다. '탑건: 매버릭'의 열풍은 쉽사리 꺼지지 않았고 개봉한지 무려 약 5개월이 지난 11월 1일 기준, 일부 상영관에서 현재까지도 관객과 만나고 있다.
◆ 이정재의 첫 연출작 '헌트', 기대 이상이네
배우 이정재가 감독으로 변신했다. 극장에 걸리기까지 무려 4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헌트'지만,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보여주고 감독 이정재의 다음을 기대케 했다. 이에 연예계 관계자 17명이 '헌트'에 '올해 최고의 영화' 표를 던졌다.
영화 '헌트'는 제5공화국 시절인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
첫 연출작이라곤 믿기지 않은 만듦새가 완벽함을 자랑한다. 스파이 '동림'을 찾기 위해 펼쳐지는 숨 막히는 과정들이 관객을 극에 빠져들게 만든다. 배우 이정재의 친분으로 등장하는 배우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황정민은 짧은 대사임에도 강한 임팩트를 남기고 이성민은 여운을 더한다. 기억에 남는 대사 한 줄 없이 슬그머니 등장했다 사라지는 김남길, 주지훈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실화라 더욱 소름 돋는 만큼, 온라인상에서는 이를 다뤘던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편을 먼저 익히고 가라는 권유를 하기도 하고 실화 후일담을 전하는 게시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이 외에 '한산: 용의 출현', '공조2: 인터내셔날', '브로커', '하우스 오브 구찌', '킹메이커', '육사오', '씽2게더', '시멘틱 에러: 더 무비', '닥터 스트레인지', '애프터양', '비상선언',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가 연예 관계자들에게 '2022년 최고의 영화'로 언급됐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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